연기향토박물관, 부안서 타구 시연회 [촬영 나보배]


(부안=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와아!", "네, 이 '와아'라는 감탄사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게 이 '타구'의 골문입니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를 보인 21일 오후, 전북 부안군 서외리 부안문화원에서 연기향토박물관 주최로 전통놀이 강사들을 상대로 한 '타구(打毬) 시연회'가 열렸다.
전통놀이를 연구하는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과 이길주 교육학박사는 이날 조선왕조실록 기록을 토대로 세종(재위 1418∼1450)이 골프와 유사한 타구를 즐긴 사실을 설명하며 타 알라딘게임 구를 소개했다.
이 박사는 "조선시대에 성행했던 타구의 모습을 그려 보면 골프와 놀라울 만큼 유사한 장비와 규칙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실록 14권(1421년 11월 25일 기사)에는 '구를 치는 방법은 편을 나누어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구(공)를 치는 사람은, 혹은 꿇어앉기도 하고 혹은 서기도 하여 구를 치 신천지릴게임 는데…구가 구멍에 들어가면 점수를 얻게 되는데 그 절목(규정 따위의 낱낱의 조나 항)이 매우 많다'는 기록이 나온다.
찬찬히 읽다 보면 타구를 즐기던 세종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이로부터 닷새 후의 기사에는 타구 결과도 기록돼있다.
'태상왕이 잔치를 베풀고 풍악을 연주하였다', '전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일에 타구 놀음을 하였다가 진 때문이었다'(1421년 11월 30일 기사)는 문장으로 미뤄 태종이 승부에서 진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연기향토박물관에서 재현한 타구 장비 [촬영 나보배]


타구의 방식과 장비도 골프와 릴짱 비슷했다. 당시에는 합금 대신 나무 막대기 끝에 물소 가죽으로 숟가락처럼 모양을 낸 장(杖, 골프채)을 만든 뒤, 달걀 모양의 공을 쳐 와아(窩兒, 골문)로 들어가면 점수를 냈다.
이날 시연회는 5개의 와아를 설치한 뒤, 오방색으로 칠해진 지름 8㎝의 나무 공을 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점수 내는 방식도 실록을 따랐다. 사이다쿨접속방법
세조실록 2권에는 '한 번 쳐 와 속에 들어가면 산가지 2개를 얻고, 한 번 쳐서 들어가지 못하고 공이 그쳐 있는 곳에서 두 번 세 번 쳐서 들어가면 산가지 1개를 얻는다'고 쓰여있다.
특히 '한 번 친 공은 비록 다른 공과 부딪쳐도 죽지 않지만, 두 번 친 공이 다른 공과 부딪치게 되면 죽는다. 이 뒤에도 역시 이와 같다'고 기록돼있는데, 임 관장은 타구가 벌칙까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타구하는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 [촬영 나보배]


조선시대와 달리 잔디가 아닌 광장에서 타구 시연회가 진행된 탓에 공이 힘있게 굴러가 참가자들이 모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공을 치는 30여분동안 중년의 놀이 강사들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공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임 관장은 "세종 때의 타구는 현대 골프와 유사한 요소를 다수 갖추고 있다. 또 그 경기 방식 등을 봤을 때 단순한 궁중 오락이 아니라 체계적 경기 규칙과 문화적 상징성을 겸비한 조선 고유의 스포츠였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놀이 문화사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사례다. 이러한 전통놀이를 연구하고, 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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