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화 가치가 1일(현지시각) 1달러당 89.78루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3분기(7~9월)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화폐 가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8일 인도 뭄바이에서 한 노점상이 인도 루피 지폐를 세고 있다. /연합뉴스


2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루피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89.78루피까 뽀빠이릴게임 지 치솟았다(루피화 가치 하락). 지난달 21일 기록했던 저점 89.49루피를 열흘 만에 다시 경신했다.
올해 초 루피화는 1달러당 86.2루피 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11개월 만에 가치가 4.2% 하락했다. 같은 기간 1달러 당 원화 가치는 1375원에서 1470원으로 0.6% 하락했다.
경제학적으로 한 국가 경제 성 야마토게임 장률이 뛰면, 그 나라 화폐 가치도 따라 오른다. 투자가 몰리고 돈이 돌기 때문이다. 인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분기 인도 GDP 성장률은 8.2%를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그런데도 루피화는 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인도 경제 성장와 루피화 환율이 따로 노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골드몽릴게임 공포와 인도 중앙은행(RBI)의 환율 대응책 변화, 그리고 경제 구조에서 오는 약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뭄바이 인도중앙은행(RBI) 본부. /연합뉴스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은 루피화 가치가 폭 릴게임방법 락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인도 주식시장에서 165억 달러(약 23조 원)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약 14조 5000억 원이 빠졌다. 인도 증시보다 68% 적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도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미국은 인도 전체 수출액 20%를 차지하는 오징어릴게임 최대 수출 시장이다. 그러나 현재 인도를 이끄는 모디 행정부는 여전히 미국과 관세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인도를 두고 “인도산 제품에 대해 최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가적 주력 수출품목인 IT 서비스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만한 비자 정책 변화도 악재다. IT 서비스업이란 소프트웨어 개발,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데이터 분석 같은 IT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지난해 기준 인도 IT 서비스 수출액은 약 2047억 달러(약 280조 원)에 달한다.
H-1B 비자는 인도 IT 인력이 미국에 진출해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기업과 직접 협업하는 데 핵심적인 통로다. 이 길이 막히면 인도 전체 국내 총생산 가운데 11%를 담당하는 IT 서비스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H-1B(전문직 취업) 비자 수수료를 기존 수백 달러 수준에서 무려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외국인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인도 뭄바이에서 한 외환 딜러가 인도 루피화 폭락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 중앙은행(RBI)도 신임 총재 취임 이후 환율 변화에 이전과 다른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 샥티칸타 다스 전 총재 시절 RBI는 외환보유고를 헐어서라도 환율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바뀐 산제이 말호트라 총재는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말호트라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인도와 선진국 사이 물가상승률 격차를 고려할 때 연 3~3.5% 정도 루피화 가치 절하는 경제적인 기초체력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인위적으로 환율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 환율 제도를 기존 ‘안정적 관리’에서 ‘크롤 라이크(Crawl-like·제한적 변동 허용) 제도’로 재분류했다. 이는 인도 당국이 환율 변동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는 국제적 공인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트럼프 행정부 관세 공격에 대비해 의도적으로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자국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로이터는 JP모건 경제 전문가를 인용해 “현재 거시경제 환경을 보면 인위적인 루피화 가치 절하는 불가피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기까지 하다”며 “미국과 무역 협상이 지연될수록 루피화 절하가 수출 충격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노이다의 한 의류 제조 시설에서 작업자들이 드레스에 바느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루피화 가치 하락은 수출 기업에는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서민 경제에는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인도 자와할랄네루대학교(JNU) 아룬 쿠마르 교수는 타임스오브인디아 인터뷰에서 “루피화 하락은 수출을 늘려 성장률 수치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경제 전체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비료,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달러 빚이 많은 인도 정부와 기업에도 루피화 폭락은 갚아야 할 부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뜻이다. ANZ(호주뉴질랜드은행) 디라즈 님 외환 전략가는 “인도 중앙은행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완전히 타결하기 전까지 최대한 외환보유고를 아끼려 할 것”이라며 “협상이 잘 풀리면 루피화 가치가 1달러 당 88루피대로 복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앙은행이 다시 시장에 개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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