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라이프치히 바흐 아카이브가 공개한 바흐의 미공개 오르간 곡 악보. AFP 연합뉴스


2025년 11월 17일은 바흐 팬들에게 축제와 같았다. 320년 넘게 알려지지 않았던 바흐의 두 작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D단조 샤콘과 푸가(BWV 1178), G단조 샤콘(BWV 1179). 바흐가 18세 무렵, 이른바 아른슈타트 시기 작곡한 오르간 곡들이다.
이 작품들은 1992년 벨기에 왕립 도서관에서 익명 필사본으로 발견된 이후 오랫동안 미지의 존재였다. 결정적 단서는 한 교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회 오르가니스트의 구직 신청서였다. “1705년 아른슈타트에서 바흐에게 배운 제자”로 자신을 소개한 살로몬 귄터 욘이라는 인물의 편지가 발견된 것이다. 1705년쯤 제자 욘이 스승 바흐의 작품을 필사했고, 페터 볼니를 위시한 바흐 학자들은 욘의 필적이 두 악보와 완벽히 일치함을 확인했다. 이로써 두 작품은 2025년 바흐 작품 목록(BWV)에 공식 등재되어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영구히 바흐 이름 아래 남게 되었다.
연주자들도 희소식을 반겼다. 오르가니스트 톤 코프만은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 오르간에서 두 곡을 초연하며 “전 세계 오르간 연주자들이 생동감 넘치고 기교적인 새 레퍼토리를 정기적으로 연주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흐 콜레기움 재팬의 스즈키 마사아키 역시 이들을 자국 공연에서 선보이며 세기의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발견을 기념했다. 건반연주자 마한 에스파하니는 “젊은 나이에 쓰였지만 완벽한 천재성의 발현”이라고 극찬했다.
국내 음악계 인사들의 반응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강해근 한양대 음악대학 명예교수는 두 곡 모두 베이스 선율 위에 화성적·선율적 변주를 쌓는 ‘샤콘’ 형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강 교수는 “혈기왕성했던 아른슈타트 시절, 이런 진지한 바다신2다운로드 작품을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 바흐는 어렸을 때부터 특별히 샤콘 양식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초기 칸타타인 BWV 150번 마지막 합창에 이례적으로 ‘치아코나(샤콘의 또 다른 명칭)’ 부제를 달았는데 이제야 그 의문의 일부가 풀렸다”고 설명했다. 채희영 오르가니스트는 “초기 곡답게 화성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리듬이 강조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화려하고 릴게임바다이야기 과감한 도약들을 자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약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푸가 형식을 구사한 점, 푸가 속 반음계적 진행도 눈에 띈다. 바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프랑스 오르가니스트 니콜라 드 그리니(Nicolas de Grigny)를 연상케 하는 부분도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곡은 바흐 ‘초기작’이라는 정의만으로는 어려운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필자가 발견한 몇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두드러진 프랑스적 요소다. 특히 프랑스 양식을 연상하게 하는 부점리듬(음표의 반박 길이만큼 늘리는 것)이나 장식적 패시지가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젊은 바흐에게 프랑스 오르간 음악은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자 학습 대상이었다. 1700년쯤 그는 뤼네부르크 체류 중 인근 첼레(Celle) 공작 궁정을 방문하여 프랑스 악단의 연주를 즐겨 들었고, 프랑스 작곡가들을 연구하고 때로는 필사하며 온몸으로 체득했다. 이번 작품들은 젊은 바흐의 프랑스 음악에 대한 매료에 관한 설득력 있는 증거가 된다.
둘째, 북독일 오르간 악파와의 연관성이다. 게오르크 뵘과 북스테후데 같은 북독일 오르간 명인들에 대한 존경과 학습의 흔적이 감지된다. 샤콘 형식, 대위적 구성, 변주 중심의 전개 방식은 이들을 연상시키는 특징이다. 바흐는 뤼네부르크 시절 게오르크 뵘에게서 2년간 오르간과 작곡을 배웠고, 많은 학자들은 뵘이 바흐의 초기 양식 형성에 주요 단서를 제공한다고 본다. 또한 바흐가 아른슈타트 시절 뤼베크까지 왕복 850㎞를 도보 여행하며 북스테후데를 찾아갔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으며, 두 작품 곳곳에서 그의 자취가 어른거린다.
셋째, 즉흥적 기교, 비르투오소적 면모도 인상적이다. 특히 BWV 1179가 보여주는 화려한 패시지나 펼침화음, 반복된 도약은 기교가 전면에 드러나는 구성이다. 야심만만한 젊은 바흐가 교회 음악가로서의 절제보다는 연주자의 야망과 기술적 대담함을 추구한 흔적이다. 바흐가 아른슈타트 노이에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던 시기, 교회 측은 바흐가 코랄을 특이하게 변주하고 이상한 선율을 삽입해 청중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불평했다. 바로 이런 요소를 교회가 부적절하게 판단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작품들은 프랑스의 장식적 스타일과 북독일 오르간 전통, 비르투오소적 시도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하이브리드’적 특성을 보여준다. 이는 바흐가 고유의 천재성으로 유럽 각지의 전통을 수용해 새로운 양식을 형성했는지를 드러낸다. 프랑스와 독일의 미감이 공존하는 곡들은, 바흐가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갔는지 웅변하고 있다. 청년 바흐의 눈부신 모습 앞에서, 그저 탄복할 수밖에 없다.
음악 칼럼니스트, ‘음악과 이미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