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환하게 웃고 있다. 정성운 인턴기자


18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BIFF) 진행 중인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주변에는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여전사’의 대명사 밀라 요보비치를 보기 위해 몰려든 국내외 취재진과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신작 ‘프로텍터’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보비치는 배우이자 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에 대한 애정과 부산을 찾은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프로텍터는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 납치된 딸을 72시간 안에 구하기 위해 거대한 범죄 조직과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 제작사가 동명사 주어 미국 주요 제작사와 함께 손잡고 만든 첫 할리우드 제작 프로젝트다. 요보비치는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과 제가 심혈을 기울인 영화인데, 이렇게 부산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게 되어 제 꿈이 실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BIFF의 심야 인기 섹션 ‘미드나잇 패션’에 초청된 이 작품은 이미 아마존, 넷플릭스 등 전 세계 80개국에 선판매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LTV DTI 뜻 요보비치는 실제 세 딸의 엄마로서 극 중 주인공 니키의 절박한 감정을 누구보다 깊게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막내 딸이 영화 속 아이와 동갑이라 더 특별했다. 이번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 삶과도 닮아 있었다”고 말하며, 감정적 소모로 촬영 중 10kg이나 체중이 빠졌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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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는 배우 밀라 요보비치(오른쪽)와 애드리언 그린버그 감독. 정성운 인턴기자


그는 액션 장면에서도 실제성을 고집했다고 강조했다. 요보비치는 “여성인 제 체구로 큰 남성을 제압하려 반차 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연구했다. 실제로 쓸 수 없는 액션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관객들에게 리얼리티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설명했다.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 역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부산에 오면서 아내와 ‘부산행’ 기차는 못 타도 부산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꼭 타자고 얘기했다”면서 “부산행은 내가 가장 주부취업 좋아하는 한국 영화 중 하나”라며 웃었다. 그런버그 감독은 “멕시코에 살며 수년간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알려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언젠가 그 흐름에 함께 올라타고 싶었는데 이번 작품이 그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요보비치는 BIFF와 한국 영화에 대해 “어제 개막식에서 훌륭한 배우들을 많이 만났고, 이병헌 배우를 직접 보게 된 것도 큰 영광이었다”면서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만 보더라도 한국 영화는 이미 세계적”이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그는 “딸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을 계속 틀어놔서 나도 따라 보게 됐다”며 “오징어 게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라 시즌 2, 3을 먼저 보고 시즌 1까지 정주행했다”며 K콘텐츠 사랑을 과시했다.
요보비치에게 프로텍터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었다. 그는 “아이를 잃은 부모가 느낄 무력감을 넘어, 엄마가 직접 움직여 싸우는 이야기를 통해 여성과 엄마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며 “할리우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액션물이 많지만, 제가 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면 더 많은 여성 배우들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기자회견장을 찾은 배우 밀라 요보비치(왼쪽)와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 정성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