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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관계 단절·우울증까지
부담 덜 다각적 지원 정책 절실


올해로 6년째 어머니와 할머니를 돌보며 함께 살고 있는 A(28)씨의 하루는 아침 식사를 차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목욕, 병원 동행, 잔심부름까지 어머니와 할머니를 챙기고 장을 보는 등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A씨는 취업 준비생이지만, 하루 중 공부나 자기 계발에 쓸 여유 시간은 거의 없다.

고등학생 때부터 5년째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B(21)씨는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새벽 일찍부터 식사·간식 준비, 목욕 향후 금리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 말벗, 청소, 빨래 등 하루 17시간씩 알람을 맞춰놓고 어머니를 돌보다 보면 구직 정보를 모을 겨를도 없다. B씨가 일주일 중 쉬는 날은 타 지역에 거주하는 동생이 오는 주말 몇 시간뿐이다.
이처럼 인천지역 가족돌봄청소년·청년들이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지난 4~9월 가족돌봄청소년·청년(13~34세) 1천1 주휴수당 46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매주 평균 27시간을 가족 돌봄에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주돌봄자인 청소년이나 청년들의 경우 가족 돌봄 시간이 주당 39.9시간에 달한다.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은 장애, 질병, 고령 등 이유로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거나 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원룸 전세보증금 . 인천사서원이 발굴한 인천지역 가족돌봄청소년·청년 1천146명 중 대부분(1천25명, 89.44%)이 돌봄과 학업 또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돌봄자가 절반에 가까운 503명(43.89%)이었다. 돌봄을 맡은 기간은 평균 64개월(5.4년)이었다.
앞선 사례들처럼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의 일상은 가족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인 부산중소기업청 다. 하루 대부분을 돌봄에 쓰기 때문에 또래와 달리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고, 돌봄이 장기화할수록 친구 등 사회적 관계도 단절되는 것이다. 돌봄·생계비 부담에 자퇴 또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놓치거나, 신체·정신적 소진으로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인천사서 캐피털사 원은 아직 가족돌봄청소년·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으로 지원 체계 또한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전담 지원 기관을 마련하거나, 체계화된 지역사회 통합 돌봄 시행으로 청소년·청년 개인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등 다각도로 지원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봤다.
연구를 담당한 최혜정 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심층 인터뷰한 청소년과 청년들 모두 가족 돌봄 문제만 해결되면 충분히 자기 계발할 역량을 가진 친구들이었다”며 “이들의 욕구를 반영해 정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