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2029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약 기간을 단순한 커리어 연장이 아닌, '자기 증명과 성장의 시간'으로 규정했다. 그는 프로게이머로서의 기술적 완성도와 e스포츠가 가진 선한 영향력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페이커' 이상혁은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T1에서 제안한 좋은 조건뿐 사이다쿨 만 아니라, 향후 4년 동안 팬분들께 더 좋은 영감을 드리고 스스로를 단련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재계약을 결심했다"며 "남은 기간 동안 기량적인 발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모든 측면에서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한 팀을 지키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T1이라는 명문 구단에서 뛰는 것은 골드몽 나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구단이 나를 선택해 준 것이기도 하다"며 "선수 수명의 불안정성 때문에 장기 계약 케이스가 적었지만, 내가 앞장서서 증명해 나간다면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페이커'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기 야마토게임연타 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오랜 시간 정상의 폼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페이커' 이상혁은 '열정'과 '관점의 변화'를 꼽았다. 과거 패배 직후 눈물을 보였던 모습은 이제 패배를 담담히 분석하고 수용하는 노련함으로 진화했다.
그는 "201 게임몰 7년의 눈물은 3대 0 패배에 대한 분함에서 기인했지만, 이제는 패배라는 단어 자체가 내 안에서 재정의됐다"며 "패배는 억울한 것이 아니라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열정이 식은 것이 아니라 패배를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쵸비' 정지훈에 대해서는 "쵸비 선 릴게임온라인 수를 상대할 때마다 굉장히 재밌고, 그의 뛰어난 모습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최근 IT 업계의 화두인 인공지능(AI)과의 대결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AI(GROK)와 T1의 대결에 대해 그는 "빅테크 산업에서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감사하다"며 "체스처럼 언젠가는 AI가 롤을 정복하는 날이 오겠지만, 내년만큼은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페이커' 이상혁은 자신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따르는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스마트폰이 편리함과 해로움을 동시에 주듯, 게임도 긍정적인 부분을 극대화하며 사회와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2029년까지 새로 증명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남은 기간동안 모든 측면에서 많이 증명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IT과의 장기계약 만료 이후의 삶에 대해 "현재 2029년까지 계약으로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저도 제 모습이 궁금하다"며 "프로 생활을 하면서 뜻깊게 느껴졌던 것만큼 2029년 이후에 어떤 선택을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에도 e스포츠와 관련된 뜻 깊고 의미있는 것들로 삶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