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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미술여행 - 48] 오슬로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 & 에케베르크 언덕
오슬로 아케르 브뤼게의 관문과 같은 곳이 국립 미술관이라면, 마지막 종착지는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입니다. 이 노르웨이에서의 마지막 미술관을 만난 뒤에는 에케베르크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죠. 이 곳의 조각 공원에서는 흥미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향해 정박한 렌조 피아노의 미술관
야마토게임 아케르 브뤼게의 끝자락에 위치한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 ©김슬기
루이즈 부르주아 [눈] ©김슬기
아케르 브뤼게의 해변에 촘촘하게 뻗어있 바다이야기디시 는 운하는 크고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면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Astrup Fearnley Museet)이 나타납니다. 해운 재벌인 펀리 가문의 후손인 한스 라스무스 아스트룹의 기부를 토대로 1993년 설립된 미술관입니다. 한스는 2021년에 별세했으며, 유족들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에 기금과 컬렉션 전체를 관대하게 기 릴게임야마토 증했죠.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은 2012년 해변의 신관으로 이사를 오면서 오슬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위치와 외관 덕분일겁니다. 힙한 지역을 거닐다 마주하게 되는 바다 끝의 배처럼 솟아있는 미술관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바다와 면한 미술관의 앞뜰에는 조각들이 점점이 박혀 있습니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다. 미술관과 함께 공원을 설계한 거장은 렌조 피아노였죠. 유리 지붕과 목재 외관이 오슬로 피요르드와 잘 어우러집니다.
투브홀멘 조각 공원(Tjuvholmen Sculpture Park)에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눈>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이 거대한 두 개의 원형 조각 위에는 늘 갈매기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더군요. 안토니 곰리, 아니쉬 카푸 바다이야기게임기 어, 프란츠 웨스트, 폴 매카시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 곁에 앉아 피요르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북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국립 미술관을 만나고 이곳을 찾으면 귀엽게 느껴지는 크지 않은 미술관입니다. 입구 오른쪽 전시장에서는 특별전, 왼쪽에서는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별전 [Space Making] ©Astrup Fearnley Museet
제프 쿤스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 ©김슬기
7월 찾았을 때는 늦여름까지 이어지는 [Space Making]이 열리는 중이었죠. 회화의 깊이와 공간성을 다루는 전시에는 한네 보르크그레빈크, 로버트 버니어, 미요코 이토, 아타 콰미, 줄리아 롬멜, 게르다 스키퍼스, 비비안 수터, 베가르드 빈데네스 등 8명의 예술가가 초대를 받았더군요. 오후의 전시실에는 렌조 피아노가 만들어 놓은 유리 지붕으로 빛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아스트룹 펀리 컬렉션은 1960년대에 설립된 이후 특정 시대, 스타일, 그룹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예술가를 아우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기부된 1500여점의 컬렉션을 미술관은 정기적으로 구성을 바꾸어 가며 전시의 활기를 유지합니다.
이 컬렉션은 아스트룹의 사망 후 그의 이름으로 전부 기증되었으며, 재단은 개인이나 법인 소유주가 없이 26억크로네(약 3800억원)의 기금으로 영구 운영됩니다. 이 북유럽 미술관의 모델은 세계의 많은 재단 미술관의 운영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일찌감치 컬렉션에 소장됐던 작가들은 미술관이 개관한 1993년을 전후로 일약 스타 작가로 도약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전후, 매튜 바니, 폴 찬, 트리샤 도넬리, 니콜 아이젠만, 이다 에크블라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레이첼 해리슨,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글렌 리곤, 지그마 폴케, 신디 셔먼, 뵈레 세스레, 볼프강 틸만스 등은 경력의 돌파구를 마련했죠. 덕분에 오늘 이 곳을 찾는 이들은 개인 컬렉션이 소장한 화려한 스타들의 면면에 놀라게 됩니다.
간판 작품인 제프 쿤스의 조각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는 2001년 경매에서 560만달러로 구매해 이 곳에서 ‘명당’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중문화 아이콘인 마이클 잭슨과 그의 애완 침팬지 버블스(Bubbles)를 소재로 하여 유명세와 키치 예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제프 쿤스의 대표적인 초기작 중 하나입니다.
뵈레 섀트레 [나의 사적인 하늘] ©Astrup Fearnley Museet
오드 네르드룸 [안드레아스 바더의 살인] ©Astrup Fearnley Museet
옆에는 노르웨이 예술가 뵈레 섀트레(Børre Sæthre)의 <나의 사적인 하늘(My Private Sky)>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창문처럼 만들어진 작은 창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우주선 같은 파란색 방안에서 LGBTQI+를 상징하는 아이슬란드 말을 박제해 만든 유니콘을 볼 수 있습니다. 섀트레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적인 함의를 담고 있는 미술관 최고의 포토 스팟입니다.
노르웨이 화가 오드 네르드룸(Odd Nerdrum)의 <안드레아스 바더의 살인>(1977-78)은 한 눈에도 카라바조의 회화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독일 극좌 테러리스트 조직인 적군파(RAF)의 지도자 안드레아스 바더의 죽음을 묘사하고 있죠. 바더는 1977년 슈탐하임 감옥에서 공식적으로는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살해당했다고 믿었죠. 상징적 사건을 네르드룸은 사실주의 회화로 묘사했고,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남자의 마지막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숲속의 미술관으로 변신한 뭉크의 언덕
언덕 위 전망대에는 하우메 플렌사의 [클로에]가 서있다. ©김슬기
션 헨리 [걷는 여인] ©김슬기
오슬로 여행자에겐 가장 흥미로운 모험은 에케베르크 언덕에서 펼쳐집니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10분 남짓 달리면 언덕 위 공원이 나타납니다. 에케베르크 공원(Ekebergparken)은 뭉크의 ‘절규’ 영감을 받은 장소이자 현대 미술 조각이 자연 속에 펼쳐져 있는 곳이죠. 저녁이면 <절규>처럼 빗빛 붉은 노을로 물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낮에 찾은 공원은 입구부터 그림 같은 오슬로와 피오르드의 전망이 펼쳐졌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보며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화 끈을 묶고 천천히 오르면 곧 조각들이 인사를 건넵니다. 입구의 안내판에는 48점의 작품 지도가 그려져 있었죠. 3㎞가 넘는 산책로를 따라 현대 미술 작가들의 ‘올스타전’이 펼쳐지는 숲속 미술관이었습니다. 여러 트래킹 코스가 지도에 그려져 있는데요. 주요 작품을 고루 만날 수 있는 주황색 길을 따라가는 코스는 1.6㎞에 달합니다.
이 공원은 2013년 뭉크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단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루덴스 링네스 재단을 통해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젊은 조각가들을 위한 미술 공모전을 선보였죠. 첫 수상자로 요한네 헤스트볼트와 티릴 하셀크니페를 선정해 이들의 신작을 설치했습니다.
모두가 관람의 시작점으로 삼는 전망대에는 하우메 플렌사의 <클로에>가 서 있습니다. 반짝이는 금속 재질의 조각은 거대한의 얼굴의 모습이지만, 가까이 가면 착시 효과였음을 알게 됩니다. 납작하게 눌린 얼굴은 측면에서 바라볼 때만 눈을 감은 여인의 옆모습을 온전히 보여줍니다.
제임스 터렐 [간츠펠트] ©Ekebergparken
피필로티 리스트 [노르딕 픽셀 포레스트] ©김슬기
입구 근처에는 오귀스트 로댕, 살바도르 달리,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의 거장의 조각이 먼저 보였습니다. 선선한 날씨여서 용기를 내고 저도 주황색 길을 따라 걸어봤습니다. 니키 드 생팔, 댄 그레이엄, 제니 홀저, 루이즈 부르주아, 로니 혼, 폴 매카시 등은 조각 공원이라면 꼭 있어야할 익숩한 이름이죠.
이 곳에는 J들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제임스 터렐은 <에케베르그 스카이 스페이스&간츠펠트>에 환상적인 색채와 빛의 예술을 숨겨 놓았습니다. 오래된 저수지에 위치한 지하 벙커처럼 지어진 공간은 일요일에만 열립니다. 저도 아쉽게 이 곳은 놓치고 말았죠. 특히 천장에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스카이 스페이스는 특별히 설계된 공간으로 일출과 일몰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백야의 나라에서 이 시간에 만나기란 꽤 어려운 일이겠지만요.
언덕을 오르다 갈림길에서 숲 속으로 들어가면 음악 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피필로티 리스트의 비디오-사운드 설치 작업 <노르딕 픽셀 포레스트>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합니다. 2022년 공개된 피필로티 예술가의 두 번째 설치 작품이죠.
나무 사이로 2만4000개의 LED 조명이 400개의 강철 와이어에 걸려 있더군요. 음악 소리에 맞춰 빛이 춤을 춥니다. 피필로티 리스트는 관람객이 단순히 보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과 물리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감각적인 예술을 고안한 겁니다. 사람들은 색, 빛, 소리의 숲 사이를 걸어가보기도 하고, 주위의 나무에 걸터앉아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데이미언 허스트 [천사의 해부] ©김슬기
매트 존슨 [공중에 떠 있는 여자] ©김슬기
고된 등산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는 인상적인 작품이 몇 개 더 기다립니다. 언덕 정상까지 숨을 헉헉대며 오르면 피요르드가 한 눈에 들어오는 탁트인 평원이 나타납니다. 이 곳에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조각 <천사의 해부>는 인체의 절반이 해부되어 뼈와 장기를 드러낸 채 서 있습니다. 생명과 죽음은 한 몸임을 보여주는 백색의 날개 달린 천사는 그의 죽음을 예술로 다루는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맞은 편에는 매트 존슨의 <공중에 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주름이 어찌나 사실적인지 천을 덮은 여인이 천 아래 살아 숨쉬는 것처럼 보이는 조각이죠. 작가는 무겁고 단단한 대리석이라는 소재를 나체의 여성을 무중력적이고 관능적이며 부드러운 무언가로 변모시킵니다.
제니 홀저 [사포의 절벽] ©Ekebergparken
숲속에 숨어있어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야 하는 제니 홀저의 <사포의 절벽>은 무척 반가운 작품입니다. 등산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휴식을 제공해주거든요. 해안을 향해 놓인 바위에 새겨진 글귀는 사포의 시의 한 구절이죠. 고전학자이자 시인인 앤 카슨이 번역한 사포의 시는 세월의 풍화 작용을 온 몸으로 맞아 글귀가 꽤 흐릿해져 있었습니다.
“내 피부 밑에는 얇은 불꽃이 흐르고,
눈은 아무것도 못하고, 귀는 포효하며,
땀이 흘러내리고, 몸이 떨린다,
나는 풀보다 더 푸르고, 나 자신에게 그렇게 보인다
죽음에 가까운 곳이었다.”
하산길에 마지막으로 만나면 좋을 작품은 엘름그린&드라그셋의 <딜레마>입니다. 이들은 평범한 사물을 낯선 환경에 배치해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입니다. 다이빙대 위에선 여섯살 소년의 청동 조각이 보입니다. ‘딜레마’는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은유하고 있죠. 다이빙 보드의 끝이라는 아슬아슬한 위치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선 인간을 상징하며, ‘뛰어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엘름그린&드라그셋 [딜레마] ©김슬기
런던에서 1년간 만나고 온 ‘유럽 미술관 도장 깨기’를 서울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 김슬기 기자가 유럽의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이야기를 매주 배달합니다. 뉴스레터 [슬기로운 미술여행]의 지난 이야기는 다음 주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museumexpress.stibee.com
오슬로 아케르 브뤼게의 관문과 같은 곳이 국립 미술관이라면, 마지막 종착지는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입니다. 이 노르웨이에서의 마지막 미술관을 만난 뒤에는 에케베르크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죠. 이 곳의 조각 공원에서는 흥미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향해 정박한 렌조 피아노의 미술관
야마토게임 아케르 브뤼게의 끝자락에 위치한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 ©김슬기
루이즈 부르주아 [눈] ©김슬기
아케르 브뤼게의 해변에 촘촘하게 뻗어있 바다이야기디시 는 운하는 크고 작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면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Astrup Fearnley Museet)이 나타납니다. 해운 재벌인 펀리 가문의 후손인 한스 라스무스 아스트룹의 기부를 토대로 1993년 설립된 미술관입니다. 한스는 2021년에 별세했으며, 유족들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에 기금과 컬렉션 전체를 관대하게 기 릴게임야마토 증했죠.
아스트룹 펀리 미술관은 2012년 해변의 신관으로 이사를 오면서 오슬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위치와 외관 덕분일겁니다. 힙한 지역을 거닐다 마주하게 되는 바다 끝의 배처럼 솟아있는 미술관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바다와 면한 미술관의 앞뜰에는 조각들이 점점이 박혀 있습니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다. 미술관과 함께 공원을 설계한 거장은 렌조 피아노였죠. 유리 지붕과 목재 외관이 오슬로 피요르드와 잘 어우러집니다.
투브홀멘 조각 공원(Tjuvholmen Sculpture Park)에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눈>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이 거대한 두 개의 원형 조각 위에는 늘 갈매기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더군요. 안토니 곰리, 아니쉬 카푸 바다이야기게임기 어, 프란츠 웨스트, 폴 매카시 등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 곁에 앉아 피요르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참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북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국립 미술관을 만나고 이곳을 찾으면 귀엽게 느껴지는 크지 않은 미술관입니다. 입구 오른쪽 전시장에서는 특별전, 왼쪽에서는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별전 [Space Making] ©Astrup Fearnley Museet
제프 쿤스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 ©김슬기
7월 찾았을 때는 늦여름까지 이어지는 [Space Making]이 열리는 중이었죠. 회화의 깊이와 공간성을 다루는 전시에는 한네 보르크그레빈크, 로버트 버니어, 미요코 이토, 아타 콰미, 줄리아 롬멜, 게르다 스키퍼스, 비비안 수터, 베가르드 빈데네스 등 8명의 예술가가 초대를 받았더군요. 오후의 전시실에는 렌조 피아노가 만들어 놓은 유리 지붕으로 빛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아스트룹 펀리 컬렉션은 1960년대에 설립된 이후 특정 시대, 스타일, 그룹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예술가를 아우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기부된 1500여점의 컬렉션을 미술관은 정기적으로 구성을 바꾸어 가며 전시의 활기를 유지합니다.
이 컬렉션은 아스트룹의 사망 후 그의 이름으로 전부 기증되었으며, 재단은 개인이나 법인 소유주가 없이 26억크로네(약 3800억원)의 기금으로 영구 운영됩니다. 이 북유럽 미술관의 모델은 세계의 많은 재단 미술관의 운영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일찌감치 컬렉션에 소장됐던 작가들은 미술관이 개관한 1993년을 전후로 일약 스타 작가로 도약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전후, 매튜 바니, 폴 찬, 트리샤 도넬리, 니콜 아이젠만, 이다 에크블라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레이첼 해리슨,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글렌 리곤, 지그마 폴케, 신디 셔먼, 뵈레 세스레, 볼프강 틸만스 등은 경력의 돌파구를 마련했죠. 덕분에 오늘 이 곳을 찾는 이들은 개인 컬렉션이 소장한 화려한 스타들의 면면에 놀라게 됩니다.
간판 작품인 제프 쿤스의 조각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는 2001년 경매에서 560만달러로 구매해 이 곳에서 ‘명당’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대중문화 아이콘인 마이클 잭슨과 그의 애완 침팬지 버블스(Bubbles)를 소재로 하여 유명세와 키치 예술의 경계를 탐구하는 제프 쿤스의 대표적인 초기작 중 하나입니다.
뵈레 섀트레 [나의 사적인 하늘] ©Astrup Fearnley Museet
오드 네르드룸 [안드레아스 바더의 살인] ©Astrup Fearnley Museet
옆에는 노르웨이 예술가 뵈레 섀트레(Børre Sæthre)의 <나의 사적인 하늘(My Private Sky)>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창문처럼 만들어진 작은 창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우주선 같은 파란색 방안에서 LGBTQI+를 상징하는 아이슬란드 말을 박제해 만든 유니콘을 볼 수 있습니다. 섀트레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적인 함의를 담고 있는 미술관 최고의 포토 스팟입니다.
노르웨이 화가 오드 네르드룸(Odd Nerdrum)의 <안드레아스 바더의 살인>(1977-78)은 한 눈에도 카라바조의 회화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독일 극좌 테러리스트 조직인 적군파(RAF)의 지도자 안드레아스 바더의 죽음을 묘사하고 있죠. 바더는 1977년 슈탐하임 감옥에서 공식적으로는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살해당했다고 믿었죠. 상징적 사건을 네르드룸은 사실주의 회화로 묘사했고,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남자의 마지막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숲속의 미술관으로 변신한 뭉크의 언덕
언덕 위 전망대에는 하우메 플렌사의 [클로에]가 서있다. ©김슬기
션 헨리 [걷는 여인] ©김슬기
오슬로 여행자에겐 가장 흥미로운 모험은 에케베르크 언덕에서 펼쳐집니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트램을 타고 10분 남짓 달리면 언덕 위 공원이 나타납니다. 에케베르크 공원(Ekebergparken)은 뭉크의 ‘절규’ 영감을 받은 장소이자 현대 미술 조각이 자연 속에 펼쳐져 있는 곳이죠. 저녁이면 <절규>처럼 빗빛 붉은 노을로 물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낮에 찾은 공원은 입구부터 그림 같은 오슬로와 피오르드의 전망이 펼쳐졌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보며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화 끈을 묶고 천천히 오르면 곧 조각들이 인사를 건넵니다. 입구의 안내판에는 48점의 작품 지도가 그려져 있었죠. 3㎞가 넘는 산책로를 따라 현대 미술 작가들의 ‘올스타전’이 펼쳐지는 숲속 미술관이었습니다. 여러 트래킹 코스가 지도에 그려져 있는데요. 주요 작품을 고루 만날 수 있는 주황색 길을 따라가는 코스는 1.6㎞에 달합니다.
이 공원은 2013년 뭉크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단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루덴스 링네스 재단을 통해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젊은 조각가들을 위한 미술 공모전을 선보였죠. 첫 수상자로 요한네 헤스트볼트와 티릴 하셀크니페를 선정해 이들의 신작을 설치했습니다.
모두가 관람의 시작점으로 삼는 전망대에는 하우메 플렌사의 <클로에>가 서 있습니다. 반짝이는 금속 재질의 조각은 거대한의 얼굴의 모습이지만, 가까이 가면 착시 효과였음을 알게 됩니다. 납작하게 눌린 얼굴은 측면에서 바라볼 때만 눈을 감은 여인의 옆모습을 온전히 보여줍니다.
제임스 터렐 [간츠펠트] ©Ekebergparken
피필로티 리스트 [노르딕 픽셀 포레스트] ©김슬기
입구 근처에는 오귀스트 로댕, 살바도르 달리,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의 거장의 조각이 먼저 보였습니다. 선선한 날씨여서 용기를 내고 저도 주황색 길을 따라 걸어봤습니다. 니키 드 생팔, 댄 그레이엄, 제니 홀저, 루이즈 부르주아, 로니 혼, 폴 매카시 등은 조각 공원이라면 꼭 있어야할 익숩한 이름이죠.
이 곳에는 J들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제임스 터렐은 <에케베르그 스카이 스페이스&간츠펠트>에 환상적인 색채와 빛의 예술을 숨겨 놓았습니다. 오래된 저수지에 위치한 지하 벙커처럼 지어진 공간은 일요일에만 열립니다. 저도 아쉽게 이 곳은 놓치고 말았죠. 특히 천장에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스카이 스페이스는 특별히 설계된 공간으로 일출과 일몰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백야의 나라에서 이 시간에 만나기란 꽤 어려운 일이겠지만요.
언덕을 오르다 갈림길에서 숲 속으로 들어가면 음악 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피필로티 리스트의 비디오-사운드 설치 작업 <노르딕 픽셀 포레스트>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합니다. 2022년 공개된 피필로티 예술가의 두 번째 설치 작품이죠.
나무 사이로 2만4000개의 LED 조명이 400개의 강철 와이어에 걸려 있더군요. 음악 소리에 맞춰 빛이 춤을 춥니다. 피필로티 리스트는 관람객이 단순히 보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과 물리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감각적인 예술을 고안한 겁니다. 사람들은 색, 빛, 소리의 숲 사이를 걸어가보기도 하고, 주위의 나무에 걸터앉아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데이미언 허스트 [천사의 해부] ©김슬기
매트 존슨 [공중에 떠 있는 여자] ©김슬기
고된 등산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는 인상적인 작품이 몇 개 더 기다립니다. 언덕 정상까지 숨을 헉헉대며 오르면 피요르드가 한 눈에 들어오는 탁트인 평원이 나타납니다. 이 곳에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조각 <천사의 해부>는 인체의 절반이 해부되어 뼈와 장기를 드러낸 채 서 있습니다. 생명과 죽음은 한 몸임을 보여주는 백색의 날개 달린 천사는 그의 죽음을 예술로 다루는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맞은 편에는 매트 존슨의 <공중에 떠 있는 여자>가 있습니다. 주름이 어찌나 사실적인지 천을 덮은 여인이 천 아래 살아 숨쉬는 것처럼 보이는 조각이죠. 작가는 무겁고 단단한 대리석이라는 소재를 나체의 여성을 무중력적이고 관능적이며 부드러운 무언가로 변모시킵니다.
제니 홀저 [사포의 절벽] ©Ekebergparken
숲속에 숨어있어 보물찾기를 하듯 찾아야 하는 제니 홀저의 <사포의 절벽>은 무척 반가운 작품입니다. 등산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휴식을 제공해주거든요. 해안을 향해 놓인 바위에 새겨진 글귀는 사포의 시의 한 구절이죠. 고전학자이자 시인인 앤 카슨이 번역한 사포의 시는 세월의 풍화 작용을 온 몸으로 맞아 글귀가 꽤 흐릿해져 있었습니다.
“내 피부 밑에는 얇은 불꽃이 흐르고,
눈은 아무것도 못하고, 귀는 포효하며,
땀이 흘러내리고, 몸이 떨린다,
나는 풀보다 더 푸르고, 나 자신에게 그렇게 보인다
죽음에 가까운 곳이었다.”
하산길에 마지막으로 만나면 좋을 작품은 엘름그린&드라그셋의 <딜레마>입니다. 이들은 평범한 사물을 낯선 환경에 배치해 질문을 던지는 예술가입니다. 다이빙대 위에선 여섯살 소년의 청동 조각이 보입니다. ‘딜레마’는 미래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은유하고 있죠. 다이빙 보드의 끝이라는 아슬아슬한 위치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선 인간을 상징하며, ‘뛰어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엘름그린&드라그셋 [딜레마] ©김슬기
런던에서 1년간 만나고 온 ‘유럽 미술관 도장 깨기’를 서울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 김슬기 기자가 유럽의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이야기를 매주 배달합니다. 뉴스레터 [슬기로운 미술여행]의 지난 이야기는 다음 주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museumexpress.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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