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눈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숏폼 콘텐츠와 이메일 홍수에 노출되고 있다. 2025년 현재, 인류는 역사상 가장 정보가 풍부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의 뇌는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하는 '디지털 번아웃'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뇌 피로는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불면증, 우울증, 그리고 이른 나이에 찾아오는 경도인지장애(MCI) 등 심각한 사회적 질환으로 번지고 있다.
필자가 '데이터의 힘' 연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핵심은 데이터가 단순한 산업적 황금성게임랜드 가치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건강을 결정짓는 결정적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디지털 기기 과사용으로 인한 현대인의 뇌 건강 위기다.



2019년~2020년 ADHD 진료인원 현황(출처 : 2024년도 남인순의원 국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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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노인성 질환으로만 여겨졌던 MCI가 청년층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디지털 치매' 현상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현상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신 통계에 따르면, 30대 ADHD 환자 수는 2018년 2325명에서 2022년 1만6376명으로 무려 7배나 급증했다. 또 2030 세대의 MCI 진단 비중 야마토게임장 역시 매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젊은 뇌'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치매 관리 비용은 연간 약 22조원에 달하며, 2050년에는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한다. 여기에 우울증, 불면증, ADHD로 인한 생산성 손실액까지 합산하면 국가 GDP의 상당 부분에 타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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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2023년 ADHD 진료비 현황(출처 : 2024년도 남인순의원 국감자료)


이러한 비용 부담은 역설적으로 디지털 치료제(DTx) 시장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릴게임바다이야기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2032년 약 32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중추신경계(CNS) 및 정신건강 분야가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흔히 '머리가 멍하다' '집중이 안 된다'고 주관적으로 호소힌다. 하지만 이러한 주관적 느낌은 과학적인 치료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 여기서 '데이터의 힘'이 발휘된다. 바이오 빅데이터 기술은 무형의 상태인 뇌 활동을 객관적인 '숫자'와 '파형'으로 바꾼다.



국내 주요 뇌 관련 질환 사회적 비용 추이(단위: 조원)


뇌파(EEG) 검사는 우리 뇌의 활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국내 한 선도적인 바이오 테크 기업은 지난 수십 년간 100만건 이상의 뇌파 데이터를 축적하며 뇌 건강 표준을 정립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방대한 규모다.
이 100만건의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기준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개별 사용자의 뇌파를 연령별·성별 표준 데이터와 비교함으로써 현재 나의 뇌가 얼마나 노화됐는지, 스트레스 내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좌우뇌의 균형이 깨져 있지는 않은지를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 즉 100만 바이오 빅데이터는 뇌 건강을 판단하는 '절대적 가이드라인'이자 뇌의 블랙박스를 여는 마스터키인 셈이다.
진단이 '데이터'라면 해결책은 뉴로피드백(Neurofeedback)이라는 기술이다. 뉴로피드백은 자신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긍정적인 뇌파(SMR파 등)가 나올 때마다 시청각적 보상을 주어 뇌 스스로 건강한 상태를 학습하게 하는 기술이다.



전 세계 뉴로테크 및 디지털치료제 시장 전망


이 기법의 가장 큰 혁신성은 약물 부작용 걱정 없이 뇌의 가소성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우리 뇌는 쓰면 쓸수록 그 회로가 강화되는 성질이 있다. 뉴로피드백은 마치 헬스장에서 근육을 단련하듯, 뇌 회로를 스스로 재구축하도록 돕는 '뇌 훈련'이다.
이러한 뉴로피드백 기술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현장에서 경이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양궁, 사격 등 극도의 평점심이 필요한 종목의 선수들은 뇌파를 평온한 상태(알파파)로 유도하는 훈련을 받으며, 실제 연구에 따르면 훈련 후 정중선 세타파의 안정도가 향상되어 곧 기록 향상과 직결되었다고 한다.
또 참혹한 현장의 기억으로 과각성된 소방관들의 뇌를 안정화한 결과, 수면의 질이 상당히 개선돼 소방공무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유에도 도움이 됐다. 충동 조절 능력이 저하된 소년원생들의 전두엽 기능 점수가 평균 18% 이상 상승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뉴로피드백이라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뇌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00만건의 뇌파 빅데이터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의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언제든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이다.



박준형 쓰리빅스 대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접근이 우리 아이들의 산만함을 치료하고, 영웅들의 트라우마를 씻어내며, 어르신들의 기억력을 지켜줄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인간 중심 스마트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의 힘'은 이제 인간의 가장 깊은 곳, 뇌에서 그 기적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뇌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수가 적용을 과감히 검토하고, 기업은 데이터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 100만건의 데이터가 증명하는 '뇌의 힘'을 믿고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디지털 기기로 인한 피해를 기술로 극복하는 진정한 인류 복지 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박준형 쓰리빅스 대표·부산대 의대 겸임교수 jhpark@3bigs.com
〈필자〉부산대에서 생물정보학협동과정을 졸업했다. 일찍부터 바이오와 IT를 결합한 생물정보학 연구에 매진해 제약사, 병원 등과 바이오 빅데이터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바이오 기업 인실리코젠에서 본부장을 역임하며 다양한 유전자 분석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2015년부터 2년간 테라젠이텍스 생물정보부 이사직을 수행했다. 2018년 쓰리빅스를 설립해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AI 기반 신약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아시아 종묘, 화장품 신소재,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IT와 BT를 접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