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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올해 들어 캐나다·네덜란드와 합동으로 카리브해에서 대대적인 마약밀매 선박 단속 작전을 벌였다. DEA는 이를 통해 콜롬비아산 마약이 베네수엘라 서부 술리아에 모여 해상을 통해 중간 경유지(도미니카공화국·아이티·바하마·쿠바)로 간 다음 환적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미국, 멕시코, 유럽으로 향하는 밀매 루트를 확인했다.

DEA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콜롬비아의 마약 70%가 베네수엘라를 경유하는 것다모아릴게임
으로 파악했다. DEA는 7월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선박을 단속해 820만 달러(약 113억6400만 원) 상당의 코카인 457.8㎏을 압수하고 베네수엘라인 3명을 체포하는 등 올해 초부터 6월 말까지 모두 15건의 대규모 마약밀매를 차단했다. 

베네수엘라 군부에 기반한 마약 카르텔국제투명성기구 베네수엘릴게임신천지
라 지부는 5월 발표한 '2024년 베네수엘라 마약밀매에 대한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의 마약밀매 수입은 82억3600만 달러(약 11조42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콜롬비아 카타툼보 지역이 주요 코카인 재배지이자 콜롬비아 게릴라 집단이 활동하는 곳이라면서, 여기서 생산된 코카인이 술리아 등 베네수엘라로 밀반입되고트루스탁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 생산과 불법 유통, 불법 자금 돈세탁 등에 마약 조직인 베네수엘라의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Cartel De Los Soles)'와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 콜롬비아의 게릴라 단체 민족해방군(ELA)과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등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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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구축함은 9월 2일(이하 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명령에 따라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 마약 카르텔 운반선을 카리브해에서 미사일로 격침했다. 미 해군이 미사일로 외국 마약 카르텔 선박을 격침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당시 작전은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댄 케인 합참의장이 직접증권투자방법
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 계정에 "내 명령에 따라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들을 공격했고, 그 결과 테러범 11명이 사망했으며, 미군 피해는 없었다"는 글과 함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소형 보트가 거대한 불기둥에 휩싸여 침몰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15일에는 미군이 마약 운반선을 공격해 마약 범죄자 3명을 제거한 사실을 밝히면서 "이들 카르텔의 불법행위로 수십 년간 미국인 수백만 명이 살해됐고 미국 사회에 파괴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2월과 7월 '트렌 데 아라과'와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를 각각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한 바 있다. 당국은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가 콜롬비아에서 들여온 코카인을 트렌 데 아라과가 비밀리에 운반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는 1990년대 초 마약밀매에 가담해 권력과 부를 축적한 베네수엘라 군부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뿌리로 한다. 장성 계급장의 태양 문양에서 이름이 유래한 이 카르텔은 베네수엘라 정권 최고위층과 결탁한 권력 집단이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이 카르텔은 권력층의 비호를 받는 대가로 수익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상납하는 등 공생 관계를 맺어왔다.  
더욱 주목할 점은 미국 정부가 이 카르텔 우두머리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큰 마약밀매 조직의 우두머리이며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20년 3월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관리 14명을 '마약테러(narcoterrorism)'와 마약밀매,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한 바 있다. 
마약테러는 마약 범죄를 저지르면서 폭력을 통해 정부 기관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다. 당시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유죄 선고로 이어질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1500만 달러(약 208억 원)를 걸었고, 8월 이 금액을 5000만 달러(약 693억 원)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 계정에 베네수엘라 소형 보트가 미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침몰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마두로 인정 않는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 소탕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중남미 해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 4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3척과 수륙양용함 3척, 핵추진 잠수함 1척이 베네수엘라 북쪽 카리브해에 배치됐다. 또 미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10대도 베네수엘라 인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파견됐다. 미 해병대의 제22원정대 소속 병력 2200명도 푸에르토리코에 배치돼 상륙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9월 8일 푸에르토리코를 전격 방문해 4만t급 강습상륙함 이오지마호에 탑승해 해병대원들을 격려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장병들 앞에서 "지금 여러분이 하는 일은 훈련이 아니다"라면서 마약 카르텔 소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영토에 있는 마약 카르텔을 직접 타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과거 미국은 파나마 독재자였던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하려고 파나마를 침공한 역사가 있다. 이에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처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또는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89년 미군은 마약밀매와 권력 남용으로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던 노리에가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파나마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였다. 당시 미군은 2만5000여 명 병력을 투입해 수도 파나마시티를 포함한 요충지를 장악했다. 군 최고사령관이던 노리에가는 미군에 붙잡혀 마약밀매 등 혐의로 미국 법정에서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미국이 직접 무력으로 개입해 특정 국가의 정권을 교체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압박은 당시를 연상케 한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반미·좌파 정권을 이끌다가 임기 중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라는 후광 덕분에 2013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 2018년, 2024년 대선에서도 당선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동안 군, 경찰 등을 동원해 야당과 인권단체들을 탄압했고 부정선거를 통해 정권을 유지해온 독재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5월 마두로가 승리한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친미 성향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대통령으로 승인했다. 지금도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자들이 베네수엘라의 정권교체를 바라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나라에선 매우 이상한 선거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남미 정책을 총괄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아니고 그의 체제는 합법적 정부가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질서 복원을 흔들림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군 전투 불능 상태마두로 대통령은 민병대 동원령을 내리는 등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군사작전을 감행할 경우 버틸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경제난 장기화로 식량과 석유 부족이 극심한 데다, 옛 소련제 낡은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군사력 평가 기업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베네수엘라군은 10만9000명, 예비군은 8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2020년에는 군 병력이 34만 명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탈영한 상태다. 전투함 13척, 전투기 40대를 보유하고 있긴 해도 노후화와 정비 부족 탓에 제대로 운용 가능한 전투기가 거의 없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주장하는 민병대원 수는 450만~5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인원은 16만 명이다. 게다가 민병대에는 여성, 어린이, 노약자까지 포함돼 있고, 변변한 총기도 없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이번 기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한마음으로 마두로의 대통령직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마두로가 '제2 노리에가' 신세가 될지 주목된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