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보도 나오자 입장 내 시인 “평소모습과 달라 확인차원 전화…사법당국 언론흘려 이재명 흠집내기 경고” vs 검찰 “우리가 알려준 일 없어 당사자 명예침해 없도록 최선”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이 유동규(구속기소)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받고 있던 날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눈 사실이 보도되자 이를 시인했다. 동아일보는 4일자 1면 기사 '[단독]유동규, 檢압수수색 당일 정진상과 통화했다'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가 지난 9월29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인 선거대책위원회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통화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검찰과 경찰은 유 전 직무대리의 통화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유 전 직무대리는 압수수색 당일 문을 잠근 채 검찰 수사관의 진입을 막고, 휴대전화를 오피스텔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을 일으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인물이다. 동아일보는 정 부실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4일 오전 이 보도의 진위에 대해 질의하자 정 부실장은 문자메시지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전화는 정 부실장이 먼저 했다고 한다"며 정 부실장이 "통화는 한 차례 했고, 통화 시간은 5분 정도"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정 부실장은 이재명 대선후보 담당기자들이 포함된 텔레그램방('마크맨방')에 입장문을 올려 사실을 시인했다. 정 부실장은 입장문에서 "먼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당국이 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 경고한다"고 밝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월30일 경기 용인시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JTBC영상 갈무리 정 부실장은 "당시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동규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썼다. 그러나 정 부실장은 이날 오후 수차례 통화시도와 문자메시지 질의에도 연결이 되거나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정 부실장에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를 통해 △유 전 본부장과 통화를 몇차례 했는지 △중앙일보 보도대로 한차례만 했는지 △당시 전화통화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은 뭐라고 했는지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에게 구명을 요청하지 않았는지 △'압수수색 당일 자살약을 먹었다고 들었다'는 이재명 후보의 지난달 20일 국정감사 발언 관련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과 통화를 통해 이 후보에게 알려준 것인지 등을 질의했다. 또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후보 흠집 내기라며 경고한 것과 관련해 '흠집이라기 보다 진실규명을 위해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에 어떤 견해인지, 언론에 보도되는 것 자체도 잘못이라고 보는지 등 견해를 질의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검찰은 동아일보에 흘려 이재명 후보 흠집내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정진장 부실장의 의심을 두고 동아일보에 알려준 일이 없다며 오해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동아일보에 흘려 이 후보 흠집내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정 부실장 주장에 어떤 입장인지를 묻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4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메시지 답변에서 "일부 언론에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 당일 유 전 본부장과 정진상 부실장이 통화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와 관련하여 마치 검찰이 언론에 알렸다는 취지의 오해 내지 주장이 있는데, 검찰은 이와 관련한 어떤 내용도 언론에 알려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공보담당관은 "향후에도 수사팀은 수사과정에서 당사자의 명예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 2021년 11월4일자 1면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해 "나중에 제가 들은 바로는 작년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이 너무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아마 (유동규) 체포당할 당시에, 압수수색 당시에 (유 전 본부장이)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며 "그래서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있던데 그걸 제가 한번 들어 보니까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정진상 실징이 보고해서 그 얘기를 알게 됐느냐'는 질의에 "어쨌든 우리하고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이 아닌데, 여하튼 제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아는 사이 아니겠느냐"며 "(누가 보고해줬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는 이를 두고 2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장동 게이트 두 번째 꼭지점이 드러났다"며 "압수수색 당시 유동규 전 본부장이 문 걸어 잠그고 긴급히 통화한 사람이 이재명 선대위의 정진상 부실장이었음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원 후보는 "이제 정진상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고 또 한 명의 통화자도 밝혀내어 대장동게이트 삼각편대의 마지막 꼭지점을 향해 가야할 때"라며 "앞으로 특검이 실시되더라도 부끄럽지 않는 검찰이 될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