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실적에서 기술료·연구비 영향력 커져 처방의약품 부문 코로나 회복세 [서울=뉴시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올해 3분기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실적은 기업에 따라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기술 수출 계약에 따른 기술료 유입과 연구개발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전반적으론 처방의약품 부문이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 회복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실적을 공시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3분기 실적을 보면, GC녹십자,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대웅제약,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등이 선방했다. GC녹십자는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4657억원의 매출, 41% 증가한 71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이는 주력인 백신, 처방의약품의 성장 폭이 커진 결과다. 계절성 독감백신의 3분기 매출은 925억원을 기록하며 백신 부문이 1043억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처방의약품 사업(978억원) 실적은 32.6% 외형이 커졌다. 희귀약 헌터라제 해외 실적이 2배 이상 성장한 덕분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 수준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64.1%, 196.1% 증가한 4507억원, 1674억원이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23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1조1648억원) 수준을 한 분기 앞당겨 달성했다.이는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규 제품 수주에 따른 3공장 가동률 상승의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3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196%나 뛰었다. 한미약품 역시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3분기 매출은 13.5% 증가한 3031억원, 영업이익(369억원)은 흑자로 전환했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공이 컸다. 북경한미약품은 전년 동기대비 82.6% 성장한 754억원의 매출과 200배 가량 상승한 1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중국 사업이 빠르게 회복한 모습이다. 대웅제약 역시 매출이 6.5% 증가한 2651억원, 영입이익은 240.5% 증가해 239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제품명 나보타)의 실적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처방약 부문은 다이아벡스·크레젯·루피어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 보다 4.1% 증가한 1967억원을 기록했다. 나보타 매출은 전년 동기 113억원에서 올해 209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주요 판매원인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료 참고=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재판매 및 DB 금지해외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이 123.8% 증가한 22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5.3% 늘어 1004억원이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노바백스는 아직 허가 전이라 본격 상업생산은 안 하고 있지만 전 세계로 공급된 아스트라제네카 위탁생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보령제약은 매출이 8.8% 증가한 1583억원, 영업이익이 44% 증가한 185억원을 갈성했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및 카나브 복합제들인 '카나브패밀리'의 처방 증가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동아에스티는 매출이 4.3% 늘며 151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3% 증가한 116억원이다. 성장은 처방의약품이 이끌었다. 자사 개발의약품 '슈가논' '모티리톤' '그로트로핀' '가스터', 도입품목 '주블리아' '이달비', 제네릭 '플라비톨' '리피논' 등이 지속 성장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반면 유한양행은 매출(4364억원)이 4.8% 늘며 외형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8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기술료 수입이 높았던 것에 따른 역기저 효과다.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에는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마일스톤 기술료 약 359억원이 포함돼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3분기의 기술료(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9% 감소한 64억2000만원이다.종근당 역시 3분기 매출이 4.5% 감소한 34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7% 줄어 370억원이다. 백신 등 전년 동기 실적이 좋았던 기존 제품들의 역기저 효과 및 R&D 비용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 종근당의 올 3분기 누적 R&D 비용은 전년 동기(944억원) 보다 약 20% 증가했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3상과 CKD-510(샤르코 마리투스병 치료제) 유럽 1상, CKD-702(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국내 1상 중이다. 일동제약은 매출(1423억원)이 2% 준 데 이어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65억원에 이른다. 수익성 악화에는 R&D 비용의 영향이 컸다. 일동제약이 3분기까지 집행한 R＆D 비용은 79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9.1% 수준이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 483억원(10.5%)이던 것에서, 2018년 547억원(10.9%), 2019년 574억원(11.1%), 2020년 786억원(14%)로 늘어났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각 회사마다 강점인 사업부가 달라, 케이스 별로 매출의 등락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처방약 부문이 코로나19 파고를 넘어 회복 구간에 들어왔다. 항생제, 호흡기 약물 등 지난해 큰 타격을 받았던 부문이 회복세에 진입했다. 만성질환 약물은 코로나에도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제약바이오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며 "실적에 따른 주가 영향은 크게 없을 듯 하지만 주가를 끌어오를만한 성장 모멘텀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