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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에 들어선 듯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솔향이 가득한 길가에 들국화를 보며 걸으니 먹구름이 개는 것처럼 넓고 환한 공간이 열린다. 수원특례시 팔달구 우만동에 자리한 봉녕사에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박물관이 있다. ‘세주묘엄박물관’은 한국 불교계 최초의 비구니 강사이자 율사로서 비구니 승가의 새 시대를 연 세주당 묘엄(世主堂 妙嚴·1932~2011) 스님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2012년 12월 개관한 세주묘엄박물관은 현대 한국 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사 묘엄 스님의 한 생애를 살필 수 있는 곳입니다.” 이기범 학예연구사의 소개말을 들으니 묘엄이란 분이 더욱 궁금해진다유가급등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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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비구니의 큰 별인 묘엄스님의 일생과 업적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장 전경. 윤원규기자
■ 한 생애를 생생하게 만나는 곳 한국 불교계의 큰어른이자 비구니 승가 교육의 개척자인 한 인물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증권투자초보
상설전시실이 아담하다. ‘한국 사찰음식의 재발견’에 사찰음식에 관한 묘엄 스님의 어록이 새겨져 있다. “사찰음식은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며 그 기본이란 바로 자연과의 조화다.” ‘자연과의 조화’란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불교도가 아니지만 법명은 들어봤던 고승들과 함께한 스님의 흑백사진을 살펴보는 시간도 즐겁다.
“세주 묘엄 스님은 청담황금성갈가리
스님과 성철 스님이 함께한 봉암사 결사에 18세의 나이로 동참하고 ‘운허’와 ‘경봉’으로부터 전강을, ‘자운율사’로부터 전계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봉녕사 승가대학을 세워 승가 교육의 기초를 다지고 한국 불교 최초로 비구니 계율 전문교육 기관인 금강율원을 건립해 평생 후학 양성에 힘썼던 분이지요.” 60여년간 계율을 실천하며 정성을 다해 후학을 양성하고 비시간외주식거래
구니 승단을 중흥시킨 묘엄 스님의 치열한 생애가 유물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묘엄 스님의 일생을 따라가며 고난의 근현대사와 마주하는 시간도 소중하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으니 여성사를 연구하는 이들도 찾아보면 좋은 공간이다.
묘엄스님의 아버지오늘의유망주
인 청담스님이 '꽃 마음 내 마음' 이란 문구를 적어 선물한 찻상보. 윤원규기자
■ 꽃으로 오시다 묘엄 스님은 한국 불교의 큰어른 청담 스님의 둘째로 태어났다. 스님의 딸로 태어난 사연이 궁금하다. “대를 이어야 한다는 집안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청담 스님은 독신 청정의 계율을 저버린 대가로 이후 혹독하고 치열한 참회정진을 이어가며 수행자의 본분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전해집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까닭에 시대의 격랑을 헤쳐 나가야 했다. “1940년대 초 종군위안부 징집을 피해 당시 청담 스님이 주석하던 대승사로 보내집니다.”
결혼 대신 절을 찾은 것이 그의 운명을 바꾸었다. 묘엄은 성철 스님의 조언과 독려 속에 출가의 길로 들어선다. 출가 후 열정 넘치던 묘엄은 봉암사 결사의 구성원이 돼 한국 불교 개혁의 횃불을 높이 들기도 했다. 불교계에 남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었다. 들불처럼 일어난 변화의 바람은 묘엄 스님의 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남녀 차별이 존재하던 승단 내 분위기가 변화하며 비구 스승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공식적인 최초의 비구니 교육자로 한국 불교사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세주묘엄박물관은 대한불교 조계종 수원 봉녕사 향하당 건물에 위치해 있다. 향하당 전경. 윤원규기자
■ 여성의 지위 향상에 힘쓴 교육자 성철 스님이 한국사를 정리해 묘엄 스님에게 가르쳐줬다는 기록물, 아버지 청담 스님이 직접 써 준 글씨 ‘명심(銘心)’, 상좌들의 법명을 지어줄 때 쓴 것으로 전해지는 메모, 폐지를 재활용해 법문을 위해 적은 메모지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실천한 선지식의 단아한 모습을 발견한다. 작지만 품격이 느껴지는 불상은 2003년 달라이라마가 선물한 것이다.
묘엄스님이 사용했던 안경과 메모지. 윤원규기자
묘엄 스님이 사용하던 돋보기안경과 수첩, 차를 우려 마시던 다구, 매일 마주했을 발우, 겨울에 목을 둘렀던 목도리 등 모두 스님이 일상에서 마주했던 유물이다. 밭을 매던 호미와 화단을 가꿀 때 사용했을 꽃삽, 바느질할 때 사용한 작은 가위, 다기가 놓인 연꽃처럼 생긴 예쁜 찻상도 눈에 들어오는 유물이다. 글씨를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렸던 분답게 여러 자루의 붓과 벼루를 비롯한 문방구도 남겼다. 얼핏 여성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도리와 집게, 드라이버 같은 공구들도 보인다. 남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했던 스님의 일상을 상상케 하는 유물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세주묘엄박물관은 대한불교 조계종 수원 봉녕사 향하당 건물에 위치해 있다. 윤원규기자
■ ‘스님들의 선화(禪畫)와 묘엄 스님’ 10월1일부터 시작된 ‘2025 세주묘엄박물관 하반기 기획전-스님들의 선화와 묘엄 스님’은 작지만 알찬 기획이다. 박물관 영상실에서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영상 ‘꽃으로 오시다’를 감상하고 기획전을 관람한다. 기획전에 등장한 전시물들은 어떤 사연을 가졌을까.
“묘엄 스님께 여러 스님이 선물하거나 봉녕사에 기증한 선화들입니다. 묘엄 스님이 교류한 스님들의 선화 작품을 통해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되새기고 스님들의 차원 높은 선화를 관람객들이 감상하도록 기획했습니다.” 달마도가 눈에 띈다. 자주 봤던 그림과 달리 선이 무척 굵은데 가운데가 희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소공 이명우 스님은 평생 달마도를 그린 달마대사 전문 화가이자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승입니다. 50년 넘게 달마도를 그려 달마도의 대가로 불리는 선화계의 거목이지요.” 같은 ‘달마도’지만 느낌이 전혀 다른 작품이 보인다. 붓질 두어 번으로 달마대사의 전신을 그려낸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가을이라 그런지 ‘빈 산에 사람이 없다’는 뜻의 ‘공산무인’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수안 스님이 묘엄 스님에게 선물한 그림 속에 나오는 글귀도 한 편의 시다. ‘강이 고요하니 달이 물 위에 있고, 산은 비어 가을빛 정자에 가득하다. 스스로 거문고 타다 절로 그만두니, 처음부터 남이 듣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오.’ 눈을 맑게 씻어 주는 선화에 적힌 글은 마음을 씻어 주는 잠언이다. “난초는 드러나지 않는 골짜기에 나서 사람이 없더라도 꽃을 피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스님들의 선화와 묘엄 스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윤원규기자
■ 솔바람 소리에 마음의 문을 여는 곳 가을을 알리는 꽃 무궁화 그림은 19세에 대한제국 황실에서 연 조선 화공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해 고종황제로부터 자질을 극찬받고 진사를 제수받았던 탄공 선사의 작품이다. 19세부터 백양사에서 10년 동안 근대의 큰스님으로 손꼽히는 하동산 스님과 함께 10여년간 용맹정진했던 고승이다. 고승이 피었다 지고 또 피는 꽃으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를 그린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꽃을 피운다’라는 뜻을 새긴 이 그림은 1985년 작인데 2025년에 더욱 어울리는 그림이다. 놀랍게도 이 작품이 100세에 그린 작품이다. 수령이 백년은 넘었을 것 같은 매화나무에 꽃이 활짝 피었다. “매화는 마침내 추워진 다음에 꽃을 피운다”는 글도 뜻이 깊지만 ‘무진년(1988년) 104세 늙은이 금강산인 탄공’이라 쓰인 글이 더욱 놀랍다. 예쁜 천에 그림을 그리고 수를 놓은 보자기는 전시장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든다. 연꽃 두 송이가 그려진 하얀 천에 ‘꽃 마음 내 마음’이라는 글을 수놓은 주인공은 청담 스님으로 조계종 종회 의장과 해인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장 등을 지내면서 대한민국의 불교 정화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1990년 묘엄스님이 친필로 시를 남긴 부채. 윤원규기자
부채에 찻잔을 두 손에 든 동자를 그린 작가는 누구일까. “묘엄 스님이 1990년 여름 한낮에 그린 것입니다. 뜻을 풀어 보면 ‘창 밖은 휘영청 달빛 가득한 삼경인데 옛글을 읽다 말고 이윽고 맑은 물을 다려 보네. 어디선가 솔바람 소리 들려오고 산실엔 훈훈한 향기 가득 넘치네’라는 내용입니다.” 고전 번역이 전문인 학예사의 뜻풀이를 들으니 그림이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세주묘엄박물관이 자리한 봉녕사는 도심의 숲처럼 아늑하고 편안하다.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과 가을꽃이 만발한 사찰의 뜨락과 숲길을 거닐기만 해도 위로와 새 힘을 얻을 것 같다. 세주묘엄박물관에서 다시 깨닫는다. 이 세상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사실을. 권산(한국병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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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비구니의 큰 별인 묘엄스님의 일생과 업적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장 전경. 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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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성철 스님이 함께한 봉암사 결사에 18세의 나이로 동참하고 ‘운허’와 ‘경봉’으로부터 전강을, ‘자운율사’로부터 전계를 받았습니다. 스님은 봉녕사 승가대학을 세워 승가 교육의 기초를 다지고 한국 불교 최초로 비구니 계율 전문교육 기관인 금강율원을 건립해 평생 후학 양성에 힘썼던 분이지요.” 60여년간 계율을 실천하며 정성을 다해 후학을 양성하고 비시간외주식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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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엄 스님이 사용하던 돋보기안경과 수첩, 차를 우려 마시던 다구, 매일 마주했을 발우, 겨울에 목을 둘렀던 목도리 등 모두 스님이 일상에서 마주했던 유물이다. 밭을 매던 호미와 화단을 가꿀 때 사용했을 꽃삽, 바느질할 때 사용한 작은 가위, 다기가 놓인 연꽃처럼 생긴 예쁜 찻상도 눈에 들어오는 유물이다. 글씨를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렸던 분답게 여러 자루의 붓과 벼루를 비롯한 문방구도 남겼다. 얼핏 여성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도리와 집게, 드라이버 같은 공구들도 보인다. 남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했던 스님의 일상을 상상케 하는 유물이라 더욱 정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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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묘엄스님이 친필로 시를 남긴 부채. 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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