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게임뜻 ♗ 황금성사이트 ╆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반성규수 작성일25-12-30 05:27 조회8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98.rcc729.top
9회 연결
-
http://53.rnz845.top
9회 연결
본문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 릴게임바다신2 €
릴게임끝판왕 바로가기 go !!
[김상목 기자]
미국 뉴저지, 눈덮힌 시골길을 '제프'와 '에밀리' 남매가 차를 타고 이동한다. 그들은 외딴 집에 홀로 지내는 아버지를 오랜만에 방문하러 가는 길이다. 마침내 가족 상봉이 일어나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만났기 때문일까? 세 사람은 어색한 간격을 유지하며 형식적인 안부를 나눌 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티모시'와 '릴리스' 자매는 매년 어머니를 방문해 티타임을 가져 왔다. 어머니는 1년 만에 재회하는 딸들을 대접하기 위해 근사한 상차림을 준비한다. 하지만 큰딸의 차는 중간에 고장이 나서 멈추고, 작은딸은 얼른 통과의례를 마치고 돌아갈 생각뿐이다.
백경게임프랑스 파리. 쌍둥이 남매 '스카이'와 '빌리'는 오랜만에 재회했다. 그들은 부모님 댁으로 향하던 중 길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들이 정리해야 할 일을 상의한다.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과 씁쓸한 코미디의 절묘한 융합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손오공게임
여기에 서로 각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세 가족의 찰나가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외부인이 무심코 본다면, 이들의 하루, 아니 불과 몇 시간은 그다지 특별할 일도 없이 흘러간다. 물론 오랜만에 가족 상봉이 행해지긴 하지만, 누구나 간혹 겪는 명절 나들이, 혹은 연례행사 치르는 거랑 별반 다를 바 없다. 평양냉면보다 더 온라인릴게임 심심하고, 심지어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는 평범한 일상일 뿐,
대체 이런 이야기를 영화화한다면 어디에서 재미를 찾아야 할까? 물음표를 띄울 관객에게 진정제로 내밀 건 일단 감독의 이름값이다. '짐 자무쉬', 1990년대 한국에서 예술영화 붐이 일어날 때 뒤늦게 발견한 숱한 작가주의 감독 중 한 명이다. 그 시절 영화가 수 온라인골드몽 놓은 공간이라면 카페 벽면부터 영화 애호가의 침실까지 그의 대표작 포스터가 액자에 고이 모셔져 있곤 했다. <천국보다 낯선> (1983), <다운 바이 로> (1986), <커피와 담배> 연작 (2003), <데드맨> (1995), <고스트 독> (1999) 같은 감독의 작품은 한없이 쓸쓸한 풍경과 실없는 농담 같은 일상의 변주가 묘한 궁합을 이루며 두고두고 짙은 여운을 관객에게 남겼다.
미국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증명처럼 솟아오른 작은 봉우리, '뉴욕 인디' 영화의 표상 중 하나로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거장 반열에 올라선 짐 자무쉬의 최신작은 감독이 가장 잘하고, 오랫동안 풀어내 온 가족이 미묘한 실체로 또다시 다가간다. '또?'라는 푸념과 함께 '역시!'라는 탄성이 터질 법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수롭지 않은 여정에 올라탄 관객은 처음엔 심드렁하게 건성으로 시시한 일상 대화를 주고받다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고 만다. 짐 자무쉬의 마법에 현혹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길 위에서, 집 안에서 포착되는 가족의 속마음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영화는 로드무비 색채를 진하게 드리운다. 3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연작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뉴저지, 더블린, 파리의 세 가족은 모두 시작부터 차 안에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중이다. 그들은 다들 필연적으로 혹은 마지못해 같은 배, 아니 차에 올라타고 예정된 목적지로 향한다. 겉보기엔 그저 오랜만에 가족과 재회하는 일에 불과해도 그들의 표정은 쉽게 속내를 읽기 힘든 모호함으로 가득하다.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 각각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흰 눈으로 뒤덮인 뉴저지 두메산골로 낯선 길을 더듬는 중년 남매는 자기들끼리도 각자의 삶을 사느라 그리 살갑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괴짜'로 취급받는 홀몸인 아버지를 자식 된 도리로 방문하는 게 즐거울 리 없다. 남매는 아버지와의 기억을 되짚는다. 주로 아버지를 돌보는 노릇을 떠맡은 아들은 그가 어떻게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는지 누나에게 차근차근 설명한다. 무너진 벽을 손보고 배관도 살피고 밥은 제대로 챙기는지 아버지의 근황은 모두 아들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확인된다.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3자인 관객은 대체 아버지가 어떤 캐릭터일까 호기심이 샘솟는다.
마침내 산 넘고 물 건너 당도한 아버지의 집, 오랜만에 방문한 자식들이 무척 반가운지 아버지는 좀 엉뚱하긴 해도 살갑게 반응하지만, 인사를 나누고 나자 대화는 겉돌고 툭툭 끊어진다. 자식들이 함께 식사라도 하길 바라는 눈치인 아버지와 달리 자식들은 체면치레만 마치고 얼른 떠나려 한다. 늙은 아버지를 위한 생필품과 용돈이 그들의 면죄부로 기능한다. 쓸쓸히 손을 흔들며 자식들을 전송한 노인은 갑자기 작은 반전을 일으키며 서로 너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아는 게 없는 가족의 민낯을 익살스럽게 풀어준다. 무심코 보다가 '빵' 터지는 급반전이 아닐 수 없다.
더블린 주택가에서 벌어지는 티타임도 딱 그렇다. 대하기 어려운 작가 어머니를 두 딸은 각자의 방식으로 대처한다. 자유분방한 딸은 얼른 최소 시간만 채우고 탈출할 궁리만 가득하지만, 적어도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분위기 메이커'로 자기 몫을 충실하게 소화한다. 한편 차분하고 모범적인 큰딸은 원하지 않는 곤경에 거듭 빠졌다가 극복하는 일관된 패턴을 반복하며 속앓이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분위기를 고수하지만, 다 큰 자식들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어머니는 자식의 작은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넘어갈 따름이다.
파리의 쌍둥이 남매는 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은 반갑게 재회해 부모님의 집으로 향하지만, 뉴저지와 더블린처럼 나이가 차면서 자연스레 둥지를 떠난 새처럼 각자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가끔 더는 편안하지 않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게 고작인 것과 다르게, 파리의 그들은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가족의 흔적과 직면해야 한다. 있을 때 잘하자는 교훈이 저절로 귓가에 들리는 대목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파리 에피소드를 통해 다만 냉소에 그치지 않고 현대 가족의 실태와 함께 영원한 혈연 공동체의 관계성을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눈으로 봐야만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의 감정이다.
거장의 증명, 작지만 확실한 필살기 장치가 빼곡하다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서로 아무 연관 없는 타향의 세 가족을 연결하는 건 느슨하지만 보고 있으면 묘한 기시감을 불러오는 핏줄로 강제된, 선택할 수 없는 끈적한 관계의 숙명을 무겁지 않게 사색하는 체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런 감정을 밀고 당기는 장치 역시 준비된다. 천연덕스럽게 장난기 넘치는 태도로 왕년의 펑크 악동 이미지 물씬 풍기던 이제 70줄 훌쩍 넘은 거장은 갈고 닦은 연출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보이지 않는 쇠사슬 혹은 자석에 끌려오듯 가족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인물들이 좁은 자동차에 갇힌 채 목적지로 이동하는 와중에 빠짐없이 출몰하는 보드를 탄 청소년들은 그들에게 해방감과 선망의 대상이 된다. 길이 막히고 도착하기도 전부터 어떻게 '치고 빠질지' 궁리만 가득하던 가족들은 자유롭게 자기들 가고픈 대로 질주하는 보드 족이 그렇게 부러워 보일 수밖에 없을 테다. 대륙과 바다로 각기 동떨어진 세 가족이 공통의 숙제 앞에 서 있음을 아무렇지 않은 척 동기화하는 능수능란한 솜씨다.
숨은 장치가 보물창고처럼 관객의 예리한 시선에 연거푸 발견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들은 따뜻한 밥 한 끼 나눌 기회가 없다. 간만의 재회를 자축하며 건배 한 번 할 법한데, 정작 이 가족들은 술이 아닌 물이나 커피, 차로 대충 각자 사정 따라 시늉에 그친다. 우리가 명절이나 제사 때 당연한 듯 치르는 관행이 힘을 잃고 무너져내리는 초상을 대수롭지 않은 듯 슥 풀어내는 대목이다. 그들이 국경을 초월해 툭 던지는 속담, '밥은 네 삼촌'이란 위트와 실제 눈앞 펼쳐진 장면의 대비는 인물들이 놓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어느새 불편한 대상, 혹은 그저 실날 같은 혈연으로만 잔존한 생존 가족의 막연한 처지로 그친다면,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현대 가족의 형해화 또는 해체와 붕괴를 솜씨 좋게 묘사한 찝찝한 풍속화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매의 유대감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 그리고 남은 가족의 떼어놓을 수 없는 결속을 확인하는 '남매'편 에피소드가 감독이 그저 냉소로 그치지 않고, 가족이란 인류의 원초적 공동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화룡점정을 이룬다.
가랑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어느새 흠뻑 젖은 자신을 발견하는 영화적 쾌감으로 승부하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표면 겉만 긁지 않고 심층부애 도달하는 통찰과 풍자가 일품인 준수한 결과물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할 말 다 하는 감독의 장인정신을 충실히 수행하는 건 오랫동안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과 새롭게 수혈된 신예들의 조화로운 궁합이다. 짐 자무쉬의 팬이라면 그 올스타 진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기대치를 충족할 법하다.
그저 반갑기만 한 톰 웨이츠, 아담 드라이버, 케이트 블란쳇 등 단골에 이어 '이 조합 궁금했다!' 탄성이 절로 나올 샬롯 램플링과 빅키 크리엡스, 마임 비아릭 같은 명품 배우들의 합류도 반갑기만 하다. 여기에 새로 결합해 9회말을 책임지는 패셔니스타 인디아 무어와 루카 사바트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익숙한 전통과 은연중에 감행되는 실험이 종횡으로 접속하는 짐 자무쉬의 신작은 기존 팬과 모던하고 세련된 작가주의 영화를 찾는 이들 모두가 만족할 작업이다.
<작품정보>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2025|미국, 아일랜드, 프랑스|코미디/드라마2025.12.31. 개봉|110분|12세 관람가감독 짐 자무쉬출연 톰 웨이츠, 아담 드라이버, 마임 비아릭,샬롯 램플링, 케이트 블란쳇, 빅키 크리엡스,인디아 무어,, 루카 사바트수입 ㈜안다미로배급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안다미로
2025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미국 뉴저지, 눈덮힌 시골길을 '제프'와 '에밀리' 남매가 차를 타고 이동한다. 그들은 외딴 집에 홀로 지내는 아버지를 오랜만에 방문하러 가는 길이다. 마침내 가족 상봉이 일어나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만났기 때문일까? 세 사람은 어색한 간격을 유지하며 형식적인 안부를 나눌 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티모시'와 '릴리스' 자매는 매년 어머니를 방문해 티타임을 가져 왔다. 어머니는 1년 만에 재회하는 딸들을 대접하기 위해 근사한 상차림을 준비한다. 하지만 큰딸의 차는 중간에 고장이 나서 멈추고, 작은딸은 얼른 통과의례를 마치고 돌아갈 생각뿐이다.
백경게임프랑스 파리. 쌍둥이 남매 '스카이'와 '빌리'는 오랜만에 재회했다. 그들은 부모님 댁으로 향하던 중 길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들이 정리해야 할 일을 상의한다.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과 씁쓸한 코미디의 절묘한 융합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손오공게임
여기에 서로 각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세 가족의 찰나가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외부인이 무심코 본다면, 이들의 하루, 아니 불과 몇 시간은 그다지 특별할 일도 없이 흘러간다. 물론 오랜만에 가족 상봉이 행해지긴 하지만, 누구나 간혹 겪는 명절 나들이, 혹은 연례행사 치르는 거랑 별반 다를 바 없다. 평양냉면보다 더 온라인릴게임 심심하고, 심지어 무미건조하기 그지없는 평범한 일상일 뿐,
대체 이런 이야기를 영화화한다면 어디에서 재미를 찾아야 할까? 물음표를 띄울 관객에게 진정제로 내밀 건 일단 감독의 이름값이다. '짐 자무쉬', 1990년대 한국에서 예술영화 붐이 일어날 때 뒤늦게 발견한 숱한 작가주의 감독 중 한 명이다. 그 시절 영화가 수 온라인골드몽 놓은 공간이라면 카페 벽면부터 영화 애호가의 침실까지 그의 대표작 포스터가 액자에 고이 모셔져 있곤 했다. <천국보다 낯선> (1983), <다운 바이 로> (1986), <커피와 담배> 연작 (2003), <데드맨> (1995), <고스트 독> (1999) 같은 감독의 작품은 한없이 쓸쓸한 풍경과 실없는 농담 같은 일상의 변주가 묘한 궁합을 이루며 두고두고 짙은 여운을 관객에게 남겼다.
미국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증명처럼 솟아오른 작은 봉우리, '뉴욕 인디' 영화의 표상 중 하나로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거장 반열에 올라선 짐 자무쉬의 최신작은 감독이 가장 잘하고, 오랫동안 풀어내 온 가족이 미묘한 실체로 또다시 다가간다. '또?'라는 푸념과 함께 '역시!'라는 탄성이 터질 법하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수롭지 않은 여정에 올라탄 관객은 처음엔 심드렁하게 건성으로 시시한 일상 대화를 주고받다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고 만다. 짐 자무쉬의 마법에 현혹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길 위에서, 집 안에서 포착되는 가족의 속마음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영화는 로드무비 색채를 진하게 드리운다. 3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연작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 뉴저지, 더블린, 파리의 세 가족은 모두 시작부터 차 안에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중이다. 그들은 다들 필연적으로 혹은 마지못해 같은 배, 아니 차에 올라타고 예정된 목적지로 향한다. 겉보기엔 그저 오랜만에 가족과 재회하는 일에 불과해도 그들의 표정은 쉽게 속내를 읽기 힘든 모호함으로 가득하다.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 각각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흰 눈으로 뒤덮인 뉴저지 두메산골로 낯선 길을 더듬는 중년 남매는 자기들끼리도 각자의 삶을 사느라 그리 살갑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괴짜'로 취급받는 홀몸인 아버지를 자식 된 도리로 방문하는 게 즐거울 리 없다. 남매는 아버지와의 기억을 되짚는다. 주로 아버지를 돌보는 노릇을 떠맡은 아들은 그가 어떻게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는지 누나에게 차근차근 설명한다. 무너진 벽을 손보고 배관도 살피고 밥은 제대로 챙기는지 아버지의 근황은 모두 아들의 입을 통해 관객에게 확인된다.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3자인 관객은 대체 아버지가 어떤 캐릭터일까 호기심이 샘솟는다.
마침내 산 넘고 물 건너 당도한 아버지의 집, 오랜만에 방문한 자식들이 무척 반가운지 아버지는 좀 엉뚱하긴 해도 살갑게 반응하지만, 인사를 나누고 나자 대화는 겉돌고 툭툭 끊어진다. 자식들이 함께 식사라도 하길 바라는 눈치인 아버지와 달리 자식들은 체면치레만 마치고 얼른 떠나려 한다. 늙은 아버지를 위한 생필품과 용돈이 그들의 면죄부로 기능한다. 쓸쓸히 손을 흔들며 자식들을 전송한 노인은 갑자기 작은 반전을 일으키며 서로 너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아는 게 없는 가족의 민낯을 익살스럽게 풀어준다. 무심코 보다가 '빵' 터지는 급반전이 아닐 수 없다.
더블린 주택가에서 벌어지는 티타임도 딱 그렇다. 대하기 어려운 작가 어머니를 두 딸은 각자의 방식으로 대처한다. 자유분방한 딸은 얼른 최소 시간만 채우고 탈출할 궁리만 가득하지만, 적어도 함께 있는 순간만큼은 '분위기 메이커'로 자기 몫을 충실하게 소화한다. 한편 차분하고 모범적인 큰딸은 원하지 않는 곤경에 거듭 빠졌다가 극복하는 일관된 패턴을 반복하며 속앓이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분위기를 고수하지만, 다 큰 자식들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어머니는 자식의 작은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넘어갈 따름이다.
파리의 쌍둥이 남매는 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은 반갑게 재회해 부모님의 집으로 향하지만, 뉴저지와 더블린처럼 나이가 차면서 자연스레 둥지를 떠난 새처럼 각자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가끔 더는 편안하지 않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게 고작인 것과 다르게, 파리의 그들은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가족의 흔적과 직면해야 한다. 있을 때 잘하자는 교훈이 저절로 귓가에 들리는 대목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파리 에피소드를 통해 다만 냉소에 그치지 않고 현대 가족의 실태와 함께 영원한 혈연 공동체의 관계성을 새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눈으로 봐야만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의 감정이다.
거장의 증명, 작지만 확실한 필살기 장치가 빼곡하다
▲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스틸
ⓒ 안다미로
서로 아무 연관 없는 타향의 세 가족을 연결하는 건 느슨하지만 보고 있으면 묘한 기시감을 불러오는 핏줄로 강제된, 선택할 수 없는 끈적한 관계의 숙명을 무겁지 않게 사색하는 체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런 감정을 밀고 당기는 장치 역시 준비된다. 천연덕스럽게 장난기 넘치는 태도로 왕년의 펑크 악동 이미지 물씬 풍기던 이제 70줄 훌쩍 넘은 거장은 갈고 닦은 연출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보이지 않는 쇠사슬 혹은 자석에 끌려오듯 가족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인물들이 좁은 자동차에 갇힌 채 목적지로 이동하는 와중에 빠짐없이 출몰하는 보드를 탄 청소년들은 그들에게 해방감과 선망의 대상이 된다. 길이 막히고 도착하기도 전부터 어떻게 '치고 빠질지' 궁리만 가득하던 가족들은 자유롭게 자기들 가고픈 대로 질주하는 보드 족이 그렇게 부러워 보일 수밖에 없을 테다. 대륙과 바다로 각기 동떨어진 세 가족이 공통의 숙제 앞에 서 있음을 아무렇지 않은 척 동기화하는 능수능란한 솜씨다.
숨은 장치가 보물창고처럼 관객의 예리한 시선에 연거푸 발견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들은 따뜻한 밥 한 끼 나눌 기회가 없다. 간만의 재회를 자축하며 건배 한 번 할 법한데, 정작 이 가족들은 술이 아닌 물이나 커피, 차로 대충 각자 사정 따라 시늉에 그친다. 우리가 명절이나 제사 때 당연한 듯 치르는 관행이 힘을 잃고 무너져내리는 초상을 대수롭지 않은 듯 슥 풀어내는 대목이다. 그들이 국경을 초월해 툭 던지는 속담, '밥은 네 삼촌'이란 위트와 실제 눈앞 펼쳐진 장면의 대비는 인물들이 놓인 현실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어느새 불편한 대상, 혹은 그저 실날 같은 혈연으로만 잔존한 생존 가족의 막연한 처지로 그친다면,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현대 가족의 형해화 또는 해체와 붕괴를 솜씨 좋게 묘사한 찝찝한 풍속화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매의 유대감과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 그리고 남은 가족의 떼어놓을 수 없는 결속을 확인하는 '남매'편 에피소드가 감독이 그저 냉소로 그치지 않고, 가족이란 인류의 원초적 공동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화룡점정을 이룬다.
가랑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어느새 흠뻑 젖은 자신을 발견하는 영화적 쾌감으로 승부하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표면 겉만 긁지 않고 심층부애 도달하는 통찰과 풍자가 일품인 준수한 결과물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할 말 다 하는 감독의 장인정신을 충실히 수행하는 건 오랫동안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과 새롭게 수혈된 신예들의 조화로운 궁합이다. 짐 자무쉬의 팬이라면 그 올스타 진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기대치를 충족할 법하다.
그저 반갑기만 한 톰 웨이츠, 아담 드라이버, 케이트 블란쳇 등 단골에 이어 '이 조합 궁금했다!' 탄성이 절로 나올 샬롯 램플링과 빅키 크리엡스, 마임 비아릭 같은 명품 배우들의 합류도 반갑기만 하다. 여기에 새로 결합해 9회말을 책임지는 패셔니스타 인디아 무어와 루카 사바트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익숙한 전통과 은연중에 감행되는 실험이 종횡으로 접속하는 짐 자무쉬의 신작은 기존 팬과 모던하고 세련된 작가주의 영화를 찾는 이들 모두가 만족할 작업이다.
<작품정보>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FATHER MOTHER SISTER BROTHER2025|미국, 아일랜드, 프랑스|코미디/드라마2025.12.31. 개봉|110분|12세 관람가감독 짐 자무쉬출연 톰 웨이츠, 아담 드라이버, 마임 비아릭,샬롯 램플링, 케이트 블란쳇, 빅키 크리엡스,인디아 무어,, 루카 사바트수입 ㈜안다미로배급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안다미로
2025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