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기계금속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산업용 인쇄기에 들어갈 부품을 가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60년대 조성된 이곳은 지금도 공장 1000여 개가 밀집한 국내 최대 기계·금속 뿌리 산업 단지이지만, 임대료 폭등과 재개발 계획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장련성 기자


“지이잉.”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4가 골목마다 금속 절삭음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절단한 철재를 옮기는 노동자, 후속 공정을 맡기러 자전거로 이동하는 업주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1960년대부터 금속·절삭·보링·열처리·용접·도장 분 골드몽게임 야 공장 1000여 개가 밀집한 이곳은 국내 최대 기계·금속 뿌리 산업 단지다. 면적 50만㎡, 연간 생산액 1조2000억원, 직접 고용 인원만 3600명에 이른다. 이곳은 특히 대기업·연구소·대학이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필요한 그 어떤 시제품도 못 만드는 게 없는 장인들의 ‘만물상’이다.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 문래동이 임대료 바다신2릴게임 폭등과 재개발 계획에 밀려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산단선 석 달, 문래동선 3주”
문래동의 핵심 경쟁력은 반경 1㎞ 내에 설계, 가공, 열처리, 도금 등 모든 공정이 있어 자전거로 오가며 3~7일 만에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40년 넘게 금속가공을 해온 이승준(62)씨는 “납품처에서 다양한 주 바다이야기온라인 문이 오는데 소재 수급, 열처리, 후처리 담당 업체를 찾느라 시간이 걸리는 다른 산단과 달리 옆집, 멀어도 한두 블록만 이동하면 바로 다음 공정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이곳을 찾는다. 정밀한 시제품과 긴급 부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협력사들이 개발 속도를 맞추기 위해 문래동을 찾기도 한다”고 했다. 2대 손오공게임 째 가업을 잇는 한 공장은 선박·건설용 볼트를 만드는 ‘포머(Former)’ 핵심 설비를 대형 철강사에 공급한다.
첨단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한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차전지 공정용 특수 기어를 납품한다. 반도체 PCB(인쇄회로기판)용 비철금속 소재도 이곳에서 가공된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내열강 볼트에 쓰인 육각 청동 소재도 게임몰 문래동 장인의 손을 거쳤다. 한부영 서울소공인협회장은 “우리는 철공소가 아니라 거대한 공급망의 밑단을 지탱하는 뿌리”라고 말했다. 명재민 전 연세대 공대 학장은 “문래동에 오면 하루 이틀 만에 결과물을 받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래동에선 3주, 다른 산단에선 석 달’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박상훈


◇임대료 등 여파로 “5시면 불 꺼져” 업체 수도 급감
밤늦게까지 돌아가던 문래동 공장들은 그러나 요즘 오후 5시면 불이 꺼진다. 20평 이하 소규모 공장이 전체의 66%라 사업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대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임대료는 급등했다. 여기에 지난 9월 재개발 시공사까지 확정되며 90%가 임차인인 이곳 공장들은 쫓겨날 위기다.
영등포구는 문래동 단지를 김포공항 인근 등 외곽으로 통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전 작업은 표류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악화까지 겹치자 공장주들은 통이전을 위해 모아온 40억원 조합 적금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소공인협회 관계자는 “문래동이 무너지면 납기 지연·시제품 제작 공백이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문래동이 해체될 경우 소재·부품에서 중국산 의존도가 더 커질 것”이라며 “뿌리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통한 시 외곽 이전, 아파트형 공장 건설을 비롯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