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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성규수 작성일26-01-22 00:27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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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탄소예산은 바닥을 드러냈다. 생태위기가 재난을 넘어 붕괴로 이어진다는 경고가 쏟아진다. '기후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라'는 요구가 정치권에 빗발치지만 환경 문제는 자꾸 경제논리 뒤로 밀린다.
절박한 2026년을 맞아 우리 정부와 기업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그 과정에서 시민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 <뉴스펭귄>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주요 환경단체 10곳에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인터뷰는 크게 네 갈래다. 지금까지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 활동을 했는지, 지난 2025년의 키워드가 뭐 손오공게임 였는지, 기후위기 한 복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절실한 의무는 뭔지, 마지막으로 2026년의 숙제는 무엇인지다. [편집자 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둘러싸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견이 사회적으로 엇갈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했 바다이야기#릴게임 다. 정부는 신규 원전 추진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어떤 이들은 원전을 두고 탄소배출이 적다고 말한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원자력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30년 넘게 '탈핵운동'을 주도해온 환경운동연합이 대표적이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1월 6일 <뉴스펭귄>과 만난 자리 바다이야기5만 에서 "원전은 이미 너무 많고, 더 늘리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정부 정책을 뒤집으려고 할 때는 온갖 핑계를 다 대며 뒤집어 엎는데, 원전 문제는 '절차'를 너무 잘 지키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실행한 정책인데 재검토 자체를 비민주적인 것처럼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몽 원전 확대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서로 보완할 수 없다. 경쟁 관계"라고 선을 긋는다.
"원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 불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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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원전은 이미 너무 많고, 더 늘리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 정도영 기자)
지금도 원전이 너무 많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요?
윤석열 정부 때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했고 지금 이재명 정부도 그 결정을 그대로 받으려고 하는데, 너무나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정부가 재생에너지도 2030년까지 100GW로 늘리겠다고 했잖아요. 원전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도 늘리겠다? 동시에 하기 어려워요. 서로 보완관계가 아니거든요. 경쟁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원이에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전력수요와 전력망을 분산해야 해요. 근데 원전을 확대하기 위해선 기존의 전력 시스템을 강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어려워지죠.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고속도로와도 연관되나요?
에너지고속도로는 결국 지방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기 위함이거든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문제와 이어지는데, 수도권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되면 피해는 지방이 입게 돼요. 호남부터 수도권까지 전력망이 세워지는 모든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죠.
밀양 송전탑 사태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일까요?
밀양 송전탑 사태 때도 정말 오래 걸렸잖아요. 그런데 합의로 해결된 게 아니에요. 정부가 행정대집행으로 밀어붙인 거죠.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어요. 벌써 1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주민들은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고 계세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어요. 그런 일들이 더 많은 곳에서 벌어질 수 있어요.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국민들이 나서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켰는데,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는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요. 주권을 가진 지역 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원전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도 늘리겠다? 동시에 하기 어려워요. 서로 보완관계가 아니거든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 33년...풀뿌리 조직 힘 모은 원동력은?
환경운동연합은 1993년 창립 이후 30년 넘게 한국 환경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곳마다, 강에 보가 세워지는 곳마다, 갯벌이 매립되는 곳마다 이들이 있었다. 안재훈 사무총장 역시 2010년 입사 이후 15년간 현장을 지켰다. 탈핵과 에너지전환이 그가 가장 오래 붙들어온 문제다.
환경운동연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유엔 환경개발회의가 열리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계기였어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공해추방운동연합과 부산, 진주, 광주, 대구 등 8개 지역 환경운동 단체가 모여서 전국 조직을 결성했습니다. 1993년 4월 2일이죠. 중앙 조직이 만들어지고 지역으로 퍼진 게 아니라 풀뿌리 지역 조직들이 모인 거예요. 그전까지는 '공해추방운동'이라고 해서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이었다면, 환경운동연합 창립을 전후로 '환경'이라는 이름을 쓰고 시민운동으로 발전하게 됐죠.
30년 넘는 역사에서 가장 힘쓴 분야는요?
핵발전 문제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뤄왔어요. 1995년 굴업도 핵폐기장 저지, 1997년 대만 핵폐기물 북한 수출 저지, 2005년 부안 핵폐기장 싸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는 탈원전 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벌였고요. 강과 하천 문제에서는 2000년 동강댐 백지화 운동, 2008년부터는 4대강 사업 저지 활동을 했고 지금도 자연성 회복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새만금 갯벌 살리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요. 기후위기 대응은 2019년이 전환점이었어요. 기후위기비상행동 네트워크를 만들고, 전 세계적인 기후행진을 한국에서도 처음 시작했죠.
생물다양성 보전은 어떻게 변화해 왔나요?
멸종위기종이라는 말도 많이 쓰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 된다는 개념 자체는 이제 어색하지 않아요. 그런데 실제로 이런 가치들이 우선되고 있는지를 보면 그렇지 않아요. 수사적인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육상 보호구역, 해양 보호구역을 2030년까지 30%로 늘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는데,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개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설악산 케이블카, 신공항 문제를 보면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인데도 관광이나 지역 개발논리로 추진되고 있죠. 생물다양성이 개발논리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는요?
2050년 탄소중립을 정책적으로 결정한 지는 꽤 됐죠. 그런데 제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건, 현세대가 더 많이 부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책임을 계속 뒷세대로 미루고 있다는 거예요.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실천이 중요한데 말이죠. 지금 당장 어떤 걸 줄이려고 하는 거냐, 어떤 정책을 하고 있는 거냐, 거기에 얼마큼 비용을 쓰고 있는 거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고리2호기 수명연장 허가 심사를 하게 됐는데 문제가 많았어요. 핵폐기물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요. 계속 반대 운동을 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최근 1년의 과제? "고리 원전·용인 반도체 산단"
2025년은 환경운동연합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너무나 컸고,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운동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용인 반도체산단과 에너지고속도로를 둘러싼 고민도 깊어졌다.
2025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쉽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진 여파가 컸어요. 저희 연합도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가 날 때까지는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죠. 환경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거의 6개월 정도까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멈춘 시간이었어요. 저희는 회원들의 후원을 받아서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이런 상황에서 위축되지 않으실까 하는 점이 가장 걱정됐습니다.
작년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았지만 아쉬움이 남은 활동이 있다면요?
고리 원전 2호기 수명연장 문제가 대표적이에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수명연장 허가 심사를 하게 됐는데 문제가 많았어요.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었고, 안전이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았어요. 핵폐기물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요. 계속 반대 운동을 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결국 원자력안전위에서 수명연장 허가를 승인했고요. 지금은 부산 시민들과 함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허가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계시는데요
반도체 산업단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그걸 꼭 용인에 해야 되는가, 그게 적합한 입지인가 하는 거예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가까운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산지소' 원칙을 적용해야 해요. 지금 새로운 전력 수요를 필요로 하는 산업들은 대부분 RE100에 해당하는 사업들이에요. 삼성전자, SK 다 RE100 선언했잖아요. 다른 데서 충당할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눈을 돌려서,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변화, 기업의 책임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집중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나요?
과밀한 수도권의 전력과 용수를 감당하기 위해 지역이 희생하고 있는 구조예요. 이 구조를 떠받치기 위해선 당연히 환경에도 영향이 크죠. 수도권의 모든 문제를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면서 해결하겠다는 자체가 너무 이기적이에요.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 만들어서 수도권에 보내기만 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 환영할 수가 없어요. 이런 방식으로는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합니다.
"반도체 산업단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그걸 꼭 용인에 해야 되는가, 그게 적합한 입지인가 하는 거예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대한민국의 지금은, 좋은 진입로 입구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어떻게 보나요?
많은 기대를 갖고 있어요. 처음으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처가 생겨났다는 점에서 대단한 진전이라고 생각해요. 생태나 생물다양성 문제가 에너지 이슈에 압도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문제는 기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체재였을 때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역할과 권한이 어느 부처에 있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조율하고 이행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듣나요?
"고생 많으십니다", "좋은 일 하십니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듣기 나쁜 이야기는 아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환경문제가 여전히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할 일'로 치부되는 것 같아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더 많아졌지만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고요. 시민들의 연합으로 움직이는 단체인 만큼 더 많은 시민분들이 활동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환경운동의 활동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시대에 따라서 계속 변화하고 있어요. 시민들, 회원들의 참여를 잘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요. 최근에는 온라인이 중요한 활동의 공간, 참여의 공간이 됐어요. 예전에는 장소를 빌려서 모여서 강연을 했다면 요즘에는 랜선 강연회 같은 것들도 개최하기도 해요.
기후위기, 생태위기...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쯤에 서 있을까요?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잘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입구에 서 있는데, 여기서 주저하는 게 안타까워요. 우선은 이 기로에서 반대 방향을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후위기든 생태계 문제든, 계속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극복해 나가는 길로 가기 위한 경로를 잘 설정해서 가면 좋겠어요. 여러 혼란을 겪었지만 지금은 갈 길을 분명하게 잘 바라보고 결정하고, 또 지금 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그 길로 걸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25년 9월 개최된 '927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사진 환경운동연합)
"기후·생태 정책 실현자, 지방선거 바람 일으켜야"
2026년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은 어디에 가장 주목하고 계시나요?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잖아요. 지방선거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시대에 제대로 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길 바라요. 지금까지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렸던 환경 정책들이 등장하면 좋겠어요. 다음으로는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예요. 이것도 지역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와 별개의 이야기는 아니죠. 에너지 전환을 하는 데 있어서 지역이 너무 일방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재생에너지가 분산형 에너지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해요.
만약 2026년에 단 하나의 장면만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기록되길 바라시나요?
저희 핵심 구호가 "지구와 함께, 시민과 함께"예요. 결국 시민들이 주체가 돼서 참여하고 해결해 나갔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시민들의 마음에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해서 기후위기/생태위기 문제를 더 많이 알게 됐고, 또 그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데 함께해서 보람됐다"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
소위 "환경단체는 항상 급진적이고 화가 나 있다"는 시선을 향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건 조금 오해인 것 같아요(웃음) 화를 낸다기보다는 "왜 저런 문제에 대해서 저렇게까지 얘기하지?" 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환경운동은 환경 문제의 피해를 본 사람들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자연에 살아가는 많은 말 못하는 생명들을 대변하기도 하거든요. 동물만이 아니라 나무나 돌이나 흙이나 물, 이런 자연 환경까지도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워서 "왜 이렇게 급진적이냐"고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화를 내지는 않는다는 건가요?
화를 낸다기보다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 하는 거예요.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한테 알리려고 하는데, 때로는 항의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규탄을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온몸을 던져서 그걸 막아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왜 이 문제가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건지, 어떤 걸 검토해야 되는지 차분하게 설명도 하고, 공개적인 토론회 같은 것도 하거든요. 모든 걸 한 번에 다 보여줄 수 없다 보니까 때로는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절박한 2026년을 맞아 우리 정부와 기업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그 과정에서 시민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 <뉴스펭귄>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주요 환경단체 10곳에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인터뷰는 크게 네 갈래다. 지금까지 어디에서 누구와 무슨 활동을 했는지, 지난 2025년의 키워드가 뭐 손오공게임 였는지, 기후위기 한 복판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절실한 의무는 뭔지, 마지막으로 2026년의 숙제는 무엇인지다. [편집자 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둘러싸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견이 사회적으로 엇갈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했 바다이야기#릴게임 다. 정부는 신규 원전 추진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어떤 이들은 원전을 두고 탄소배출이 적다고 말한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원자력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30년 넘게 '탈핵운동'을 주도해온 환경운동연합이 대표적이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1월 6일 <뉴스펭귄>과 만난 자리 바다이야기5만 에서 "원전은 이미 너무 많고, 더 늘리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정부 정책을 뒤집으려고 할 때는 온갖 핑계를 다 대며 뒤집어 엎는데, 원전 문제는 '절차'를 너무 잘 지키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제대로 물어보지도 않고 실행한 정책인데 재검토 자체를 비민주적인 것처럼 치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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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원전은 이미 너무 많고, 더 늘리는 건 당연히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 정도영 기자)
지금도 원전이 너무 많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요?
윤석열 정부 때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했고 지금 이재명 정부도 그 결정을 그대로 받으려고 하는데, 너무나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해요. 정부가 재생에너지도 2030년까지 100GW로 늘리겠다고 했잖아요. 원전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도 늘리겠다? 동시에 하기 어려워요. 서로 보완관계가 아니거든요. 경쟁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원이에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면 전력수요와 전력망을 분산해야 해요. 근데 원전을 확대하기 위해선 기존의 전력 시스템을 강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어려워지죠.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고속도로와도 연관되나요?
에너지고속도로는 결국 지방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기 위함이거든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문제와 이어지는데, 수도권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되면 피해는 지방이 입게 돼요. 호남부터 수도권까지 전력망이 세워지는 모든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죠.
밀양 송전탑 사태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일까요?
밀양 송전탑 사태 때도 정말 오래 걸렸잖아요. 그런데 합의로 해결된 게 아니에요. 정부가 행정대집행으로 밀어붙인 거죠. 그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어요. 벌써 1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주민들은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고 계세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어요. 그런 일들이 더 많은 곳에서 벌어질 수 있어요.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국민들이 나서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켰는데,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는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는지 되묻고 싶어요. 주권을 가진 지역 주민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원전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도 늘리겠다? 동시에 하기 어려워요. 서로 보완관계가 아니거든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 33년...풀뿌리 조직 힘 모은 원동력은?
환경운동연합은 1993년 창립 이후 30년 넘게 한국 환경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곳마다, 강에 보가 세워지는 곳마다, 갯벌이 매립되는 곳마다 이들이 있었다. 안재훈 사무총장 역시 2010년 입사 이후 15년간 현장을 지켰다. 탈핵과 에너지전환이 그가 가장 오래 붙들어온 문제다.
환경운동연합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유엔 환경개발회의가 열리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계기였어요.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공해추방운동연합과 부산, 진주, 광주, 대구 등 8개 지역 환경운동 단체가 모여서 전국 조직을 결성했습니다. 1993년 4월 2일이죠. 중앙 조직이 만들어지고 지역으로 퍼진 게 아니라 풀뿌리 지역 조직들이 모인 거예요. 그전까지는 '공해추방운동'이라고 해서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이었다면, 환경운동연합 창립을 전후로 '환경'이라는 이름을 쓰고 시민운동으로 발전하게 됐죠.
30년 넘는 역사에서 가장 힘쓴 분야는요?
핵발전 문제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뤄왔어요. 1995년 굴업도 핵폐기장 저지, 1997년 대만 핵폐기물 북한 수출 저지, 2005년 부안 핵폐기장 싸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는 탈원전 운동을 더 적극적으로 벌였고요. 강과 하천 문제에서는 2000년 동강댐 백지화 운동, 2008년부터는 4대강 사업 저지 활동을 했고 지금도 자연성 회복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요. 새만금 갯벌 살리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요. 기후위기 대응은 2019년이 전환점이었어요. 기후위기비상행동 네트워크를 만들고, 전 세계적인 기후행진을 한국에서도 처음 시작했죠.
생물다양성 보전은 어떻게 변화해 왔나요?
멸종위기종이라는 말도 많이 쓰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 된다는 개념 자체는 이제 어색하지 않아요. 그런데 실제로 이런 가치들이 우선되고 있는지를 보면 그렇지 않아요. 수사적인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죠. 육상 보호구역, 해양 보호구역을 2030년까지 30%로 늘리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는데,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개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설악산 케이블카, 신공항 문제를 보면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인데도 관광이나 지역 개발논리로 추진되고 있죠. 생물다양성이 개발논리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서는요?
2050년 탄소중립을 정책적으로 결정한 지는 꽤 됐죠. 그런데 제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건, 현세대가 더 많이 부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책임을 계속 뒷세대로 미루고 있다는 거예요. 목표를 세웠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실천이 중요한데 말이죠. 지금 당장 어떤 걸 줄이려고 하는 거냐, 어떤 정책을 하고 있는 거냐, 거기에 얼마큼 비용을 쓰고 있는 거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고리2호기 수명연장 허가 심사를 하게 됐는데 문제가 많았어요. 핵폐기물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요. 계속 반대 운동을 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최근 1년의 과제? "고리 원전·용인 반도체 산단"
2025년은 환경운동연합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너무나 컸고, 고리2호기 수명연장 반대운동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용인 반도체산단과 에너지고속도로를 둘러싼 고민도 깊어졌다.
2025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쉽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이어진 여파가 컸어요. 저희 연합도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가 날 때까지는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죠. 환경 이야기를 꺼내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거의 6개월 정도까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멈춘 시간이었어요. 저희는 회원들의 후원을 받아서 활동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이런 상황에서 위축되지 않으실까 하는 점이 가장 걱정됐습니다.
작년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았지만 아쉬움이 남은 활동이 있다면요?
고리 원전 2호기 수명연장 문제가 대표적이에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수명연장 허가 심사를 하게 됐는데 문제가 많았어요.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었고, 안전이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았어요. 핵폐기물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요. 계속 반대 운동을 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결국 원자력안전위에서 수명연장 허가를 승인했고요. 지금은 부산 시민들과 함께 고리 2호기 수명연장 허가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용인 반도체 산단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계시는데요
반도체 산업단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그걸 꼭 용인에 해야 되는가, 그게 적합한 입지인가 하는 거예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 가까운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산지소' 원칙을 적용해야 해요. 지금 새로운 전력 수요를 필요로 하는 산업들은 대부분 RE100에 해당하는 사업들이에요. 삼성전자, SK 다 RE100 선언했잖아요. 다른 데서 충당할 게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눈을 돌려서, 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전력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변화, 기업의 책임이 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집중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나요?
과밀한 수도권의 전력과 용수를 감당하기 위해 지역이 희생하고 있는 구조예요. 이 구조를 떠받치기 위해선 당연히 환경에도 영향이 크죠. 수도권의 모든 문제를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면서 해결하겠다는 자체가 너무 이기적이에요.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 만들어서 수도권에 보내기만 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 환영할 수가 없어요. 이런 방식으로는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합니다.
"반도체 산업단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그걸 꼭 용인에 해야 되는가, 그게 적합한 입지인가 하는 거예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대한민국의 지금은, 좋은 진입로 입구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을 어떻게 보나요?
많은 기대를 갖고 있어요. 처음으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처가 생겨났다는 점에서 대단한 진전이라고 생각해요. 생태나 생물다양성 문제가 에너지 이슈에 압도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문제는 기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체재였을 때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역할과 권한이 어느 부처에 있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조율하고 이행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활동하면서 어떤 말을 가장 많이 듣나요?
"고생 많으십니다", "좋은 일 하십니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듣기 나쁜 이야기는 아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환경문제가 여전히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할 일'로 치부되는 것 같아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더 많아졌지만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고요. 시민들의 연합으로 움직이는 단체인 만큼 더 많은 시민분들이 활동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환경운동의 활동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시대에 따라서 계속 변화하고 있어요. 시민들, 회원들의 참여를 잘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요. 최근에는 온라인이 중요한 활동의 공간, 참여의 공간이 됐어요. 예전에는 장소를 빌려서 모여서 강연을 했다면 요즘에는 랜선 강연회 같은 것들도 개최하기도 해요.
기후위기, 생태위기...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쯤에 서 있을까요?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해요. 잘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입구에 서 있는데, 여기서 주저하는 게 안타까워요. 우선은 이 기로에서 반대 방향을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후위기든 생태계 문제든, 계속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극복해 나가는 길로 가기 위한 경로를 잘 설정해서 가면 좋겠어요. 여러 혼란을 겪었지만 지금은 갈 길을 분명하게 잘 바라보고 결정하고, 또 지금 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그 길로 걸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25년 9월 개최된 '927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사진 환경운동연합)
"기후·생태 정책 실현자, 지방선거 바람 일으켜야"
2026년을 맞아, 환경운동연합은 어디에 가장 주목하고 계시나요?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잖아요. 지방선거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 시대에 제대로 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들이 많이 당선되길 바라요. 지금까지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렸던 환경 정책들이 등장하면 좋겠어요. 다음으로는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예요. 이것도 지역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와 별개의 이야기는 아니죠. 에너지 전환을 하는 데 있어서 지역이 너무 일방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재생에너지가 분산형 에너지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해요.
만약 2026년에 단 하나의 장면만 남길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기록되길 바라시나요?
저희 핵심 구호가 "지구와 함께, 시민과 함께"예요. 결국 시민들이 주체가 돼서 참여하고 해결해 나갔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시민들의 마음에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해서 기후위기/생태위기 문제를 더 많이 알게 됐고, 또 그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는 데 함께해서 보람됐다"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
소위 "환경단체는 항상 급진적이고 화가 나 있다"는 시선을 향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건 조금 오해인 것 같아요(웃음) 화를 낸다기보다는 "왜 저런 문제에 대해서 저렇게까지 얘기하지?" 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환경운동은 환경 문제의 피해를 본 사람들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자연에 살아가는 많은 말 못하는 생명들을 대변하기도 하거든요. 동물만이 아니라 나무나 돌이나 흙이나 물, 이런 자연 환경까지도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워서 "왜 이렇게 급진적이냐"고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화를 내지는 않는다는 건가요?
화를 낸다기보다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서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 하는 거예요.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한테 알리려고 하는데, 때로는 항의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규탄을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온몸을 던져서 그걸 막아야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왜 이 문제가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건지, 어떤 걸 검토해야 되는지 차분하게 설명도 하고, 공개적인 토론회 같은 것도 하거든요. 모든 걸 한 번에 다 보여줄 수 없다 보니까 때로는 그런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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