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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반성규수 작성일25-12-25 10:03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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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 좋은 데다. 북면에 있는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도 지질 명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미향 기자
12월도 이제 반이 지났다. 한해 운세를 보며 기대했던 2025년도 곧 저문다. 아이들은 곧 시작될 방학에 설렌다. 부모는 방학을 알차게 보낼 방법을 고심한다. 이름난 외국 박물관 배움 여행에 나서는 이도 있겠지만, 여행과 ‘지식 쌓기’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여행지가 국내에도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풍성한 ‘돌’ 이야기로 구성한 여행지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다.
지난 4일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영월지오뮤지엄’에 도착했다. ‘돌멩이 속에 숨은 보석 모양을 찾아라!’ ‘땅속 보물찾기의 역사’ ‘지구에서 가장 늙은 꼬마 요정, 지르콘’ ‘몸속에 시계가 있어요’ ‘우주에서 날아온 강철 심장, 철운석’ ‘외계인의 비밀 암호?’ 등 전시품 아래 반듯하게 적힌 글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했다.
‘영월지오뮤지엄’의 민경문 관장. 50대 중반에 은퇴한 그는 10여년간 지질 연구에 매달렸다. 박미향 기자
사회적 기업 ‘영월지오뮤지엄’은 민경문(67) 관장이 10여년간 사비를 털어 정성스럽게 가꾼 지질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박물관이다. 그는 50대 중반에 은퇴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JTBC)의 주인공 김낙수와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은퇴는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과업을 부여했다. “은퇴하고 그냥 놀며 살자 그랬는데 영월이 5억년 전에 바다였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몰랐던 내가) 너무 창피해서 10년 넘게 지질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공부에만 매달렸어요. 미친놈처럼요.” 귀촌지로 고른 영월에서 그는 ‘광물’을 발견했다. 은퇴한 이들이 장착해야 할 필수 덕목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광물은 충분했다. 무지를 부끄러움으로 느낀 그는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대학교 서적, 외국 책까지 파고들며 연구했다. 국내외 논문 대부분을 읽었다. ‘별난 돌’이 있다는 데는 전국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바다이야기비밀코드 . 그렇게 그가 수집한 암석이 300개가 넘는다. 수집 목록엔 암석만 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돈 되는 암석을 캐기 위해 일본이 작성한 전국 지도부터 한국전쟁 후 제작된 지질도까지 귀한 자료들이 그의 뮤지엄에 있다. 아이티(IT) 사업으로 번 돈과 은퇴 자금 모두를 지질 연구에 쏟아부었다.
‘영월지오뮤지엄’의 민경문 관장이 ‘태백산지구지질도’를 펼쳐 보이고 있다. 박미향 기자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실내. 박미향 기자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외관. 박미향 기자
“고려대 교수가 쓴 조선시대 광물 연구 책을 보면서 일본이 왜 우리 광산을 넘봤는지도 알게 됐죠.” 암석과 광물엔 세계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했다.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면 그 지역 사람들이 사는 법을 알게 돼요. 광물이 인간과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이들이 오면 얘기해주죠. 국가를 움직이는 광물 얘기를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지구과학 공부는 꼭 필요합니다.” 연고도 없는 낯선 영월에서 그가 빠진 ‘돌 연구’는 ‘관장’이라는 문패를 달아줬다. 그는 “1만시간의 법칙”을 적용해 ‘퇴적’한 지식을 나누고 싶어 ‘영월지오뮤지엄’을 2022년에 열었다. 이젠 얼추 지질학 전문가들도 그의 이름을 알 정도가 됐다. 최근 5950㎡(약 1800평) 규모로 새로 단장한 뮤지엄은 알싸한 겨울바람과 아름다운 숲이 응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과거’가 차곡차곡 쌓여 생겼고 미래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현재’가 만든다. 이 시간의 틈에 우리가 딛고 있는 ‘땅’, 그러니까 지질의 역사가 있다.
성기령 기자 grgr@hani.co.kr
‘강원도 명동’이라 불린 곳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데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의 중심이 영월이다. 영월, 정선, 태백, 평창 일대를 아우르는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고생대 퇴적암류(바람, 물, 빙하 등에 의해 운반된 자갈, 모래, 진흙 등의 퇴적물이 쌓이고 다져져 굳어진 암석) 관광지다. 지구 표면의 75~80%를 차지하는 게 퇴적암류다. 퇴적 당시 인간이 처한 환경을 유추해볼 수 있는 자료다.
‘영월지오뮤지엄’의 민경문 관장이 회중석에 자외선을 비추고 있다. 박미향 기자
이날 그는 25㎏ 정도 되는 돌 앞으로 안내하더니 자외선을 돌에 비췄다. 빛이 돌에 닿자 회색 돌이 밝은 형광색으로 변했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의 한 장면이 펼쳐졌다. 전이 금속(열전도율 등이 좋은 광택 금속)인 텅스텐을 추출하는 광물 회중석이다. 회중석 안에 있는 텅스텐산 이온이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가시광선으로 방출하는 ‘광루미네선스’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다이아몬드만큼이나 단단한 텅스텐은 반도체와 로켓 등 첨단산업의 필수 재료다.
“과거 전세계 텅스텐 생산의 상당량을 우리가 담당할 정도로 많았죠.” 영월은 국내 대표 텅스텐 생산지다. 영월에 있는 상동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 광산 중 하나였다. 상동광산 역사는 한국 현대 산업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상동광산은 1960~1970년대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외화벌이 맏이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당시 영월 인구는 12만명이 넘을 정도로 번창했다. 광산이 있는 상동읍 주민도 3만명에 달했다. 고작 1000명 내외인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숫자다. ‘강원도 명동’이라 불렸다. ‘상동에선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란 말도 돌았다. 세상사 변화는 숙명이다.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실내. 박미향 기자
영월 텅스텐 산업은 1980년대 값싼 중국산 텅스텐의 ‘덤핑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4년 상동광산이 폐광되며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30년 만에 재가동 추진 소식이 들린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필수 재료인 텅스텐 가격이 무려 70%나 뛰었기 때문이다.
공기업 대한중석의 소유였던 상동광산은 1994년 거평그룹이 인수했다가 아이엠에프(IMF) 외환 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현재는 캐나다 광업회사 알몬티인더스트리스가 세운 ‘알몬티대한중석’이 주인이다. 2012년엔 ‘투자 천재’ 워런 버핏이 대주주인 ‘아이엠시(IMC)그룹’이 상동광산 운영에 한화로 약 800억원을 투자해 주목받기도 했다. ‘워런 버핏 광산’이라는 소리도 생겼다.
‘영월지오뮤지엄’에 전시된 대한지질도(등록문화재 604호)의 사본. 한반도 지질 정보를 담은 근대 지질도로 1956년에 제작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다. 박미향 기자
‘영월지오뮤지엄’에 있는 ‘태백산지구지질도’. 박미향 기자
민 관장은 이날 성인 남자 몸의 반 정도 되는 ‘태백산지구지질도’(대한지질학회 태백산지구지하자원조사단 제작, 1962)도 보여줬다. 그가 두꺼운 지질도를 펼치자 땅속 비밀이 드러났다. 이 지도는 탄전 지질도다. 석탄을 비롯해 퇴적암층 분포 상태, 석탄층의 두께나 매장량 등을 추정하는 기본 자료가 되는 지도다. 갱도를 개설하는 데 요긴하다. 1886년 한국 최초 근대 지질학 논문인 ‘조선의 지질 개관’을 쓴 독일인 카를 크리스티안 고트셰의 지도 사본도 볼 수 있다. 일제가 엑스레이를 이용해 찍은 한반도 지질도 사본도 전시돼 있다. 이들 지질도의 공통점은 단 하나. 땅속 보석(광물)이 어디 숨어 있는지 알려주는 보물 지도란 점이다. 일제가 본격적인 수탈에 앞서 지질도 제작에 열을 올린 이유를 이 뮤지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수집한 지질학 고서적 50권 중 20권도 전시돼 있다.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 좋은 데다. 북면에 있는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도 지질 명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미향 기자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 좋은 데다. 북면에 있는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도 지질 명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미향 기자
거북이 등껍질 같은 암석
영월군에 있는 지질 명소는 대략 8곳이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에 속한 데들이다. ‘요선암 돌개구멍’(무릉도원면),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북면 문곡리), ‘한반도 지형’(한반도면 옹정리), 어라연(영월읍 거운리), 선돌(영월읍 방절리), ‘물무리골 생태습지’(영월읍 영흥리), 청령포(남면 광천리), 고씨굴(김삿갓면 진별리) 등이다. 지난 4일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 여행지에 당도했다.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한겨울을 재촉하는 나무엔 잎이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다. 전망대로 난 나무 데크는 고즈넉했다. 성인 키에 견줘 몇배 큰 커다란 돌산 세개를 만났다. 그 위로 겨울을 버텨내겠다고 작정한 나무가 뿌리내린 산도 보였다. 전망대에서 돌산 표면을 자세히 관찰하자 신기한 문양이 보였다. 거북이 등껍질 같아 보였다. 동행한 민 관장은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그리스말로 ‘네 층을 이룬 암석’이란 뜻”이라며 “거북이 등껍질처럼 보이는 게 ‘건열 구조’란 거고 이 지역이 물이 있다 없다 한 곳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탄광문화촌’에 조성된 갱도 체험관 안 풍경. 박미향 기자
‘탄광문화촌’에 조성된 갱도 체험관 안 풍경. 박미향 기자
서강 선돌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박미향 기자
해 질 녘 찾은 선돌은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한쪽에 그려놓은 듯 한폭의 수채화를 연출했다. ‘영월’ 하면 동강만 생각하기 쉬운데, 서강도 있다. 서강 절벽에 선돌이 웅장하게 서 있다. 김용의 무협소설 주인공이 큰 칼로 쪼갠 듯한 모습이다. 높이는 약 70m. 신선암이라고도 불린다. 석회암에 생긴 틈을 따라 암석이 부서져 내리면서 생긴 기둥 모양의 암석으로 추정된다. 영월 광물 지질 여행은 석탄의 흔적으로도 이어진다. 이미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탄광이 여럿 있다. 그중 영월군 북면 마차리엔 ‘탄광문화촌’이 조성돼 있다. 갱도 체험관, 각종 탄광 관련 기물 등이 전시돼 있다.
영월/글·사진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12월도 이제 반이 지났다. 한해 운세를 보며 기대했던 2025년도 곧 저문다. 아이들은 곧 시작될 방학에 설렌다. 부모는 방학을 알차게 보낼 방법을 고심한다. 이름난 외국 박물관 배움 여행에 나서는 이도 있겠지만, 여행과 ‘지식 쌓기’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여행지가 국내에도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풍성한 ‘돌’ 이야기로 구성한 여행지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다.
지난 4일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영월지오뮤지엄’에 도착했다. ‘돌멩이 속에 숨은 보석 모양을 찾아라!’ ‘땅속 보물찾기의 역사’ ‘지구에서 가장 늙은 꼬마 요정, 지르콘’ ‘몸속에 시계가 있어요’ ‘우주에서 날아온 강철 심장, 철운석’ ‘외계인의 비밀 암호?’ 등 전시품 아래 반듯하게 적힌 글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했다.
‘영월지오뮤지엄’의 민경문 관장. 50대 중반에 은퇴한 그는 10여년간 지질 연구에 매달렸다. 박미향 기자
사회적 기업 ‘영월지오뮤지엄’은 민경문(67) 관장이 10여년간 사비를 털어 정성스럽게 가꾼 지질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박물관이다. 그는 50대 중반에 은퇴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JTBC)의 주인공 김낙수와 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은퇴는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과업을 부여했다. “은퇴하고 그냥 놀며 살자 그랬는데 영월이 5억년 전에 바다였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몰랐던 내가) 너무 창피해서 10년 넘게 지질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공부에만 매달렸어요. 미친놈처럼요.” 귀촌지로 고른 영월에서 그는 ‘광물’을 발견했다. 은퇴한 이들이 장착해야 할 필수 덕목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광물은 충분했다. 무지를 부끄러움으로 느낀 그는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대학교 서적, 외국 책까지 파고들며 연구했다. 국내외 논문 대부분을 읽었다. ‘별난 돌’이 있다는 데는 전국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바다이야기비밀코드 . 그렇게 그가 수집한 암석이 300개가 넘는다. 수집 목록엔 암석만 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돈 되는 암석을 캐기 위해 일본이 작성한 전국 지도부터 한국전쟁 후 제작된 지질도까지 귀한 자료들이 그의 뮤지엄에 있다. 아이티(IT) 사업으로 번 돈과 은퇴 자금 모두를 지질 연구에 쏟아부었다.
‘영월지오뮤지엄’의 민경문 관장이 ‘태백산지구지질도’를 펼쳐 보이고 있다. 박미향 기자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실내. 박미향 기자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외관. 박미향 기자
“고려대 교수가 쓴 조선시대 광물 연구 책을 보면서 일본이 왜 우리 광산을 넘봤는지도 알게 됐죠.” 암석과 광물엔 세계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했다.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면 그 지역 사람들이 사는 법을 알게 돼요. 광물이 인간과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아이들이 오면 얘기해주죠. 국가를 움직이는 광물 얘기를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지구과학 공부는 꼭 필요합니다.” 연고도 없는 낯선 영월에서 그가 빠진 ‘돌 연구’는 ‘관장’이라는 문패를 달아줬다. 그는 “1만시간의 법칙”을 적용해 ‘퇴적’한 지식을 나누고 싶어 ‘영월지오뮤지엄’을 2022년에 열었다. 이젠 얼추 지질학 전문가들도 그의 이름을 알 정도가 됐다. 최근 5950㎡(약 1800평) 규모로 새로 단장한 뮤지엄은 알싸한 겨울바람과 아름다운 숲이 응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과거’가 차곡차곡 쌓여 생겼고 미래는 하루하루 쌓여가는 ‘현재’가 만든다. 이 시간의 틈에 우리가 딛고 있는 ‘땅’, 그러니까 지질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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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명동’이라 불린 곳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데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의 중심이 영월이다. 영월, 정선, 태백, 평창 일대를 아우르는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고생대 퇴적암류(바람, 물, 빙하 등에 의해 운반된 자갈, 모래, 진흙 등의 퇴적물이 쌓이고 다져져 굳어진 암석) 관광지다. 지구 표면의 75~80%를 차지하는 게 퇴적암류다. 퇴적 당시 인간이 처한 환경을 유추해볼 수 있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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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세계 텅스텐 생산의 상당량을 우리가 담당할 정도로 많았죠.” 영월은 국내 대표 텅스텐 생산지다. 영월에 있는 상동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 광산 중 하나였다. 상동광산 역사는 한국 현대 산업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상동광산은 1960~1970년대 우리나라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며 외화벌이 맏이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당시 영월 인구는 12만명이 넘을 정도로 번창했다. 광산이 있는 상동읍 주민도 3만명에 달했다. 고작 1000명 내외인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숫자다. ‘강원도 명동’이라 불렸다. ‘상동에선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란 말도 돌았다. 세상사 변화는 숙명이다.
최근 새로 단장한 ‘영월지오뮤지엄’ 실내. 박미향 기자
영월 텅스텐 산업은 1980년대 값싼 중국산 텅스텐의 ‘덤핑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1994년 상동광산이 폐광되며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최근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30년 만에 재가동 추진 소식이 들린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자 필수 재료인 텅스텐 가격이 무려 70%나 뛰었기 때문이다.
공기업 대한중석의 소유였던 상동광산은 1994년 거평그룹이 인수했다가 아이엠에프(IMF) 외환 위기 때 부도를 맞았다. 현재는 캐나다 광업회사 알몬티인더스트리스가 세운 ‘알몬티대한중석’이 주인이다. 2012년엔 ‘투자 천재’ 워런 버핏이 대주주인 ‘아이엠시(IMC)그룹’이 상동광산 운영에 한화로 약 800억원을 투자해 주목받기도 했다. ‘워런 버핏 광산’이라는 소리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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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지오뮤지엄’에 있는 ‘태백산지구지질도’. 박미향 기자
민 관장은 이날 성인 남자 몸의 반 정도 되는 ‘태백산지구지질도’(대한지질학회 태백산지구지하자원조사단 제작, 1962)도 보여줬다. 그가 두꺼운 지질도를 펼치자 땅속 비밀이 드러났다. 이 지도는 탄전 지질도다. 석탄을 비롯해 퇴적암층 분포 상태, 석탄층의 두께나 매장량 등을 추정하는 기본 자료가 되는 지도다. 갱도를 개설하는 데 요긴하다. 1886년 한국 최초 근대 지질학 논문인 ‘조선의 지질 개관’을 쓴 독일인 카를 크리스티안 고트셰의 지도 사본도 볼 수 있다. 일제가 엑스레이를 이용해 찍은 한반도 지질도 사본도 전시돼 있다. 이들 지질도의 공통점은 단 하나. 땅속 보석(광물)이 어디 숨어 있는지 알려주는 보물 지도란 점이다. 일제가 본격적인 수탈에 앞서 지질도 제작에 열을 올린 이유를 이 뮤지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수집한 지질학 고서적 50권 중 20권도 전시돼 있다.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 좋은 데다. 북면에 있는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도 지질 명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미향 기자
영월은 지질 여행을 하기 좋은 데다. 북면에 있는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도 지질 명소 중 하나다. 이곳에선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미향 기자
거북이 등껍질 같은 암석
영월군에 있는 지질 명소는 대략 8곳이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에 속한 데들이다. ‘요선암 돌개구멍’(무릉도원면),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북면 문곡리), ‘한반도 지형’(한반도면 옹정리), 어라연(영월읍 거운리), 선돌(영월읍 방절리), ‘물무리골 생태습지’(영월읍 영흥리), 청령포(남면 광천리), 고씨굴(김삿갓면 진별리) 등이다. 지난 4일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 여행지에 당도했다. 약 4억5천만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퇴적물 구조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한겨울을 재촉하는 나무엔 잎이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다. 전망대로 난 나무 데크는 고즈넉했다. 성인 키에 견줘 몇배 큰 커다란 돌산 세개를 만났다. 그 위로 겨울을 버텨내겠다고 작정한 나무가 뿌리내린 산도 보였다. 전망대에서 돌산 표면을 자세히 관찰하자 신기한 문양이 보였다. 거북이 등껍질 같아 보였다. 동행한 민 관장은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그리스말로 ‘네 층을 이룬 암석’이란 뜻”이라며 “거북이 등껍질처럼 보이는 게 ‘건열 구조’란 거고 이 지역이 물이 있다 없다 한 곳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탄광문화촌’에 조성된 갱도 체험관 안 풍경. 박미향 기자
‘탄광문화촌’에 조성된 갱도 체험관 안 풍경. 박미향 기자
서강 선돌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박미향 기자
해 질 녘 찾은 선돌은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한쪽에 그려놓은 듯 한폭의 수채화를 연출했다. ‘영월’ 하면 동강만 생각하기 쉬운데, 서강도 있다. 서강 절벽에 선돌이 웅장하게 서 있다. 김용의 무협소설 주인공이 큰 칼로 쪼갠 듯한 모습이다. 높이는 약 70m. 신선암이라고도 불린다. 석회암에 생긴 틈을 따라 암석이 부서져 내리면서 생긴 기둥 모양의 암석으로 추정된다. 영월 광물 지질 여행은 석탄의 흔적으로도 이어진다. 이미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탄광이 여럿 있다. 그중 영월군 북면 마차리엔 ‘탄광문화촌’이 조성돼 있다. 갱도 체험관, 각종 탄광 관련 기물 등이 전시돼 있다.
영월/글·사진 박미향 선임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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