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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주일은 종교개혁 기념 주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과학이 주도하는 시대로 종교개혁 시대와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과학적 세계관 혹은 과학적 무신론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죠. 많은 이들이 이에 호응해 기독교는 과학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종교라고 여깁니다. 신을 믿지도 교회에 오지도 않으려 하고요. 종교개혁의 신앙이 오늘날 과학 시대에도 빛이 될 수 있을까요? 예! 과학의 역사를 섭리하신 하나님이 지금도 그리하실 것이니까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그의 책 ‘코스모스’에서 500년~1500년 사이 중세 천년을 과학에서 ‘인류의 잃어버린 기회’라고 일컫고 빈칸으로 남겨둬요. 과학의 암흑기라는 말야마토3
이지요. 알안달루시아라는 11세기 아랍 천문학자도 유럽인을 ‘과학에 아무 관심이 없는 민족들’이라 했어요. 당시 아랍은 고대 그리스의 자연학이나 천문학을 가지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었거든요. 과학에 관심이 없었던 유럽이 어떻게 과학의 중심지가 되었을까요.
12세기 들어 유럽 수도원들은 아랍으로 넘어갔던 고대 그리스 문헌들과 아랍의 과학을 핸드폰바다이야기
라틴어로 번역하여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저서들의 필사본은 2000여종이나 되었대요. 이로 인해 아리스토텔레스의 불 공기 물 흙의 4원소설과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이 중세과학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요. 천상에 하나님이 있고 인간이 사는 지구가 우주 중심이라는 중세의 기독교 세계관과 잘 맞았기 때문이었죠.
이러한 차트박사
중세과학은 유럽 전역에 설립된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포함되었어요. 당시 대학들은 교회 기관이었기에 아리스토텔레스 과학은 교회적 권위까지 부여받은 채 그 시대의 세계관으로 자리 잡아요. 그러던 중 1517년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시작됐죠. 루터 칼뱅 멜란히톤 등 개혁자들은 천문학과 같은 교양을 무척 존중했어요. 교양있는 경건이 개혁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기 대선테마
때문이에요. 그래서 신학교나 대학에 들어가면 일단 교양 교육을 마쳐야 신학과 같은 전공 과정으로 들어가게 했어요. 과학이 자리 잡는 데 기독교가 아주 큰 역할을 한 거죠.
종교개혁이 한창이던 1543년 폴란드 프롬보르크 성당의 참사원이었던 코페르니쿠스가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펴네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담은 책KTH 주식
이었죠. 천동설보다 지동설이 수학적으로 더 정확하다고 한 거예요. 대부분의 학자는 이때를 근대 과학 혹은 과학혁명의 시작이라고 봐요. 그런데 막상 코페르니쿠스는 이 책을 내자마자 죽고 그의 이론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아요. 그의 이론이 해가 뜨고 지는 일상적인 상식과 맞지 않은 데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수 10:12~13)고 했던 여호수아서 같은 성경과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로마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코페르니쿠스가 저서를 낸 후 30년 동안 공개적으로 이 책을 옹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렇게 사라진 코페르니쿠스 이론을 다시 살려낸 사람이 갈릴레오와 케플러였어요. 두 사람은 관측을 통해 지동설이 옳다는 것을 검증해요. 갈릴레오는 로마 가톨릭 신자였고 케플러는 개신교 신자였어요. 둘 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여 과학을 판단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지동설을 주장했어요. 그러나 로마 가톨릭은 신자에게 성경해석의 권한이 없음을 천명하고 1616년 논란이 된 코페르니쿠스 저서를 금서로 지정하고 1633년 갈릴레오를 정죄해요. 반면 누구나 성경을 읽고 해석할 수 있다는 개신교의 신학에 따라 케플러는 공개적으로 지동설을 천명하고 살아요. 또 개신교는 신자의 일상 활동이나 실험과 같은 육체 활동을 존중하죠. 그 덕분에 과학은 종교개혁을 받아들인 나라들에서 더 빠르게 발전했어요. 뉴턴 보일 맥스웰 등 많은 과학자도 이 신앙에 근거해서 과학을 했고요. 과학사는 기독교와 과학이 서로 투쟁하는 관계라고 말하지 않아요. 과학혁명은 중세과학이라는 견고한 체계와 새로운 근대 과학의 대결, 즉 과학과 과학의 대결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요. 그 과정에서 종교개혁의 신앙이 과학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보아야 맞고요.
그럴지라도 여전히 갈릴레오 재판과 같은 예를 들어 기독교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내는 과학의 목소리가 있어요. 세상의 권력까지 쥔 로마 가톨릭교회가 행한 일이나 세상 모든 분야를 신학 아래 두려고 했던 교만을 보면서 기독교인인 우리는 먼저 겸손히 자신을 돌아보는 게 필요해요. 우리는 종교개혁의 후예이면서 동시에 종교개혁 이전의 로마 가톨릭의 후예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그 시대의 기독교와 동일한 잘못을 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중세에 과학으로 인간의 교양을 넓히시고 그 토대로 종교개혁을 일으켜 교회를 바로 세우셨어요. 또 교회의 신앙으로 과학을 발전시켜 오늘날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해 주셨죠. 그런데 지금 이 시대는 반대로 과학을 지나치게 높여 오히려 신앙을 위협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높아진 이 과학을 제 위치로 돌리는 데는 종교개혁의 신앙과 가르침이 꼭 필요해 보여요.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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