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원 대전경찰청장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지난 9월 부임한 최주원 대전경찰청장은 대전을 "과학기술 인프라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공존하는 도시"로 규정하며, 미래지향적 치안 모델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현장이라고 평가했다. 취임 직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점검부터 국정감사, 경찰서 현장 간담회, 지역 치안점검 등을 쉼 없이 소화한 그는 "대전 시민의 평온한 일상은 현장 경찰들의 진심과 성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신임 청장이 바라보는 대전 치안의 현주소와 향후 구상, 그리고 그의 개인적 치안철학을 릴게임골드몽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담=박영문 정치행정부 부장
◆ 대전경찰청장 취임 두 달이 지났다. 충청권 근무는 처음인데, 대전의 첫인상은.
"부임 직후 바로 국정감사 준비와 현장 점검이 이어져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전이라는 도시의 특성이 명확하게 보였다. AI·반도체·위성통신 등 국 백경게임랜드 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연구기관이 집약돼 있고, 시민의식도 상당히 높다. 그래서 현장에서 구상했던 '미래치안 모델'을 실제로 시험해볼 수 있는 드문 도시라고 느꼈다.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출연연과 함께 과학치안 교육을 추진했던 과거 경험도 떠올랐다. 대전은 단순히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기술과 교통, 산업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모여 있어 릴게임바다신2 융합적 치안정책을 실험하기 좋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젠가 대전에서 일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는데, 그 소망이 실현된 만큼 새로운 치안 플랫폼을 제대로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 타 시·도와 비교한 대전 치안 수준. 어떻게 평가하나.
"대전 치안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6개 경찰서가 도심권에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몰려 있다 보니 상호 지원이 빠르고, 시민들의 협조도 적극적이다. 실제로 체감안전도와 치안고객만족도 모두 전국 상위권이다. 그만큼 대전 시민들이 준법의식과 공공성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대전은 전국적인 교통 요충지이기 때문에 시민뿐 아니라 손오공릴게임예시 외부 이용자의 흐름이 많다. 그래서 대전 경찰에서도 노인 보행자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중앙분리대나 방호울타리 같은 교통안전 시설도 보강하는 등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감소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또 지난 7월 대전 교제살인 사건처럼, 개인 간 갈등이 폭력으로 확대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이는 단순범죄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가 '오염'되는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범인 검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초기 갈등 징후를 해소하는 시스템을 지역기관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 대전 내에서도 권역별 치안 수요가 다른데, 어떤 방식으로 전략을 나누고 있나.
"대전은 도시 내에서도 치안 수요가 매우 다양하다. 원도심은 노인 비율이 높아 노인 대상 범죄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이고, 서구는 행정기관이 밀집해 집회·시위 관리가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산업단지가 많은 대덕구는 산업재해와 중대사고 수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고, 연구개발특구가 위치한 유성구는 기술유출, 산업보안 범죄 위험이 크다. 그래서 자치구별 특성을 세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치안정책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 가보면 '대전은 향토를 지금도 만들어가고 있는 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원도심의 오래된 상권, 유성온천의 유흥가, 연구단지의 첨단기술, 대덕산단의 제조 현장, 그리고 인근의 녹지까지 모두 짧은 거리 안에 있다. 그러다 보니 치안전략도 하나의 틀로 대응할 수 없다. 앞으로도 대전 전역에 공통으로 적용할 정책과 지역별 특수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 경찰 조직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과거 경찰대학 면접 때 같은 질문을 받은 기억이 있다. 당시 학장이 '곱상하게 생긴 학생이 왜 이렇게 험한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묻더라. 그 시절은 집회·시위도 많았고, 권위주의를 벗어나려는 사회적 요구가 강했던 때였다. 경찰이 단순히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이 법을 자연스럽게 지키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국민에게 일일이 벌금을 매기고 단속한다고 해서 사회가 바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극히 일부라도 법의 기준을 보여주고 수용성을 확보하면, 그 모습이 다른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서는 강제력뿐 아니라 친절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처벌보다 말 한마디, 대화 한 번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그런 방식을 통해 경찰조직을 조금 더 부드럽고 친근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과 경찰, 국가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믿었고, 그 생각이 나를 경찰의 길로 이끌었다."
◆ 40년 가까운 경찰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지금까지 많은 사건들을 맡아왔지만, 가장 최근 중에는 '버닝썬 사건'이 먼저 떠오른다. 당시 경찰청 형사과장으로 근무한 지 2년차였다. 처음에는 단순 폭행 사건으로 접수됐지만, 조사를 통해 마약 투약·유통, 성폭력, 사이버 성범죄, 영상 불법유포 등으로 확대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서 '어느 부서가 책임지고 총괄할 것인가'가 조직 내에서 큰 고민거리였다. 결국 수사국장이 '이건 형사과가 총괄해야 한다'고 판단해 직접 TF를 지휘하게 됐다. 수사 과정에서 그간 국내 마약 수사가 '필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한계를 절감했다. 버닝썬 사건 이후엔 클럽 마약, 외국인 마약, 신종 약물까지 수사의 범위가 대폭 넓어져야 했다. 특히 '물뽕'으로도 불리는 GHB는 무색·무취라 피해자가 스스로도 인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이 테스트기 개발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고, 실제로 경찰관용과 여성용 신속 테스트기가 R&D를 통해 만들어졌다. 2019년에 시작했던 그 연구가 최근 결실을 맺었고, 국과수에서 '그때 시작된 연구가 지금 제품으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버닝썬 사건은 단순한 유흥업소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마약 대응 체계, 사이버 성범죄 대응력, 경찰의 수사 역량 등을 한꺼번에 점검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조직적으로도 가장 강도 높은 수사였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치안 책임자로서 가장 스트레스가 큰 순간은 언제인가.
"시민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징후를 놓쳐 사고로 이어질 때가 가장 힘들다. 요즘 경찰은 범죄 수사뿐 아니라 재난과 행사, 인파관리 등 책임 범위가 넓어졌다. 사고 상황을 놓치지 않으려면 선제적 대비가 필수다. 그렇다고 모든 위험을 경찰만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치안만능주의'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지자체·소방·민간 전문기관, 그리고 시민사회 전체가 연결된 협업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 위험을 줄이는 데 경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전체가 함께 참여할 때 도시 안전망이 탄탄해질 것이다."
◆ 최근 일선 경찰서 대상 간담회 진행했다. 직원들에게 강조한 내용은.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 의미를 조금 바꿔서 '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기록상 규정을 외우는 것보다 현장에서 시민의 요구를 듣고 해석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현장 상황을 두고 여러 번 토론하고 분석하는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또 하나는 '나할지여다'라는 캠페인이다. 경북경찰청장 시절 강조했던 슬로건인데, '나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 다 함께 시작하자'는 뜻이다. 작은 변화를 먼저 실천하는 것, 시민의 작은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 그리고 동료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경찰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 앞으로 대전경찰청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취임 당시 '시민이 주인인 치안, 함께 지키는 대전'을 슬로건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조직관리 모델을 도입해 인력과 예산, 장비의 배분을 더 합리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현장 경찰들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 역시 필수라고 본다. 또 대전은 과학기술 인프라가 뛰어난 도시이기 때문에, 경찰의 현장 경험을 여기에 결합하면 혁신적인 치안 모델을 충분히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연구기관과 만나 '첨단기술을 치안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함께 논의했다. 드론, AI 기반 순찰, 데이터 기반 범죄예측, 산업보안 강화 등 여러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본다."
정리=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