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 한다고 느낄 때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3'는 '사이다 응징'으로 즉각적인 쾌감을 준다. 하지만 통쾌함을 보증하는 전지전능한 작전 판타지가 커질수록 폭력의 무게와 사건 이후의 죄책감은 지워지며 시청자는 마음껏 통쾌해해도 되는지, 불편함도 함께 커진다.



ⓒSBS '모범택시3'


SBS에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모범택시' 시리즈는 택시 회사로 가장한 사적 복수 집단 무지개운수가 억울한 피해자 바다신릴게임 를 대신해 복수에 나선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변장·잠입·해킹 같은 작전물의 재미와 악인을 응징하는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를 결합해 왔다. 시즌3 역시 청소년 도박, 아이돌 연습생 착취 등 사회적 이슈를 에피소드로 끌어오며 현실에선 보기 힘든 명쾌한 엔딩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 동력을 유지 중이다.
26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바다이야기게임장 방송된 10회차는 케이팝(K-POP)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걸그룹 연습생 착취' 에피소드의 결말을 그리며 전국 11.9%, 수도권 12.5%를 기록했다. 극 중 김도기(이제훈 분)는 기획사에 매니저로 잠입해 걸그룹 데뷔로 여학생들을 꼬드겨 결국 스폰서에 팔아넘기는 악행을 저지르는 대표 강주리(장나라 분)와 정경수 본부장(유태주 분)의 실체를 파고들고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 무지개운수는 생방송 폭로와 현장 잠입을 병행해 그들이 설계한 판을 만들어낸다. 마지막에는 강주리가 옥상에서 추락하는 파국으로 사건이 정리되고, 그가 만든 걸그룹 엘리먼츠는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다.
공권력·사법 시스템이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다크히어로 서사는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문제는 시즌이 이어져오면서 작품의 의도와는 상 바다이야기사이트 관없이 불편함도 함께 증폭된다는 데 있다. 복수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악인은 더 극단적으로 타자화되고 해결책은 자극적인 물리적 처단이 된다. 10회에서도 복수는 정경수가 타고 있던 차량을 박살내는 고강도 드라이빙으로 시작되고 스폰서 현장은 여장 잠입으로 뒤흔들리며, 방송국 잠입과 생방송 송출로 권력의 민낯을 까발리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그러 바다이야기릴게임 나 폭력이 남기는 죄책감·균열·관계의 비용은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이번 회차의 경우도 강주리의 추락으로 결말이 정리된 직후, 곧바로 엘리먼츠의 역주행 무대와 무지개운수 팀의 밝은 일상 장면이 이어지며 감정의 매듭을 빠르게 봉합한다. 폭력의 정당화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지는 연출이 겹치면 찜찜함은 더 커진다. 악인을 몰아붙이는 쾌감은 커지는데 그 과정이 남기는 윤리적 부담은 화면 밖으로 밀려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이 반복될수록 초반의 균형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도 "틀이 너무 익숙해지면 시청자 입장에선 진정성보다 카타르시스만을 주기 위해 자극적으로 설정을 놓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커질 수 있다"며 "빌런의 악행을 보여주는 전반부와 응징의 후반부 모두에서 오락성이 과해질 때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불편함을 키우는 또 하나의 장치는 '모범택시'가 가진 전지전능 판타지다. 무지개운수는 매번 응징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10회만 봐도 김도기는 기획사 내부로 매니저 위장 취업해 신임을 얻고, 안고은(표예진 분)은 방송국에 잠입해 녹취를 생방송으로 송출하며 최경구(장혁진 분)·박진언(배유람 분)은 접대 현장에 여장 잠입해 스폰서들을 제압한다. 도대체 이 작전에 들어가는 돈은 어디서 나오고 택시 영업은 언제 하는지 현실적 질문을 품을 법하지만 드라마는 그 빈칸을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범택시 시리즈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이례적으로 시즌3까지 시즌제를 이끌오면서 평균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잘 유지해왔다.
이런 전능함이 늘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은 찬호께이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추리 스릴러로, 사설 탐정 준경(김민규 분)이 학교 전교생의 휴대전화부터 각종 커뮤니티, 범인의 동선·스케줄까지 통제하는 수준으로 그려지면서 한 사람이 정말 여기까지 장악할 수 있냐는 의문이 몰입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왜 '모범택시'의 전지전능함은 비교적 관대하게 소비될까.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시즌 3가 이전 시즌과 제일 다른 건, 이제 머리로 푸는 사건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이라며 "사건을 해결하는 데 제약이 하나도 없게끔 무지개운수 멤버들을 모두 능력자로 설정해 복수의 쾌감에 집중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시청자가 원하는 것도 납득이 되는 스토리라인보다 악인들이 단절받았으면 좋겠다는 정서에 가까워졌고 그 수요에 드라마적 허용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응징의 수위가 적정선을 벗어나면 통쾌함이 폭력의 무게를 덮는 방식으로 읽히며 작품의 진정성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이다 복수에 절여진 무지개운수 멤버들의 캐릭터가 붕괴된 것 같다며 남은 후반 회차에서는 사적 제재의 대가를 받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통쾌함만을 밀어붙일지가 남은 회차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