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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미오픽]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조선일보 사옥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이 미디어 전문 뉴스레터 미오레터를 시작합니다. 수요일에는 한 주간 미디어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면 기사 몰아보기 콘텐츠를, 금요일에는 주제별 리포트 '이주의 미오픽'을 제공합니다. '이주의 미오픽'은 뉴스레터를 통해 우선 공개됩니다. https://media.stibee.com를 야마토게임장 통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주>
지난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1심 재판에서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라고 규정한 이진관 판사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피고인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앞으 릴게임뜻 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내란행위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는 언론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리포트 주제는 '내란과 언론, 그리고 조선일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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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그룹으로 나뉜 보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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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합쳐 부르는 말로 한국의 보수 혹은 수구 언론을 뜻하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이들의 논조가 늘 비슷한 건 아니기에 참여정부 때는 조중동에서 덜 보수적인 '중앙'을 떼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윤석열 정부 때는 '동아'를 떼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이번 내란 국면에선 확실해졌습니다. '조선'은 다른 그룹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관련 기사: 한덕수 징역 23년, 조선일보 “과도한 판결 아닌지 가려야”][관련 기사: 보수신문에 '극우'가 스며들었다][관련 기사: 윤석열 내란 사태 100일, '극우'가 미디어판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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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후 내란 국면에서 아시아투데이, 매일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주요 사설 제목. 정리=윤수현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내란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극우가 분화됐는데요. 이 국면에서 보수언론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뉩니다. 우선 '내란 세력과 선을 긋고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언론'입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한 언론'도 있습니다. 매일신문과 아시아투데이입니다. 조선일보는 두 그룹 사이에 있다고 봤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진 않지만 사법부·수사기관·민주당 비판에 집중한 언론'인 것이죠. 이를 '본질 흐리기', '물타기'로도 규정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4일부터 2025년 4월22일까지 신문 사설을 분석한 결과,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의 비상계엄이나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설 건수는 각각 17건·65건에 달했습니다. 아시아투데이는 <법원은 尹 대통령 구속 취소하라> <헌재, 3·1절 국민의 뜻대로 윤 대통령 탄핵 각하하라> 등 사설을 내며 대통령 탄핵·내란 사태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했고요. 매일신문 역시 <윤 대통령이 밝힌 계엄 불가피성, 헌재는 경청하라> 사설에서 “동원된 계엄군 숫자는 소수였고, 계엄군은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계엄이 해프닝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을 옹호했습니다. 반면 조중동에선 이 같은 논조의 사설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 점에선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내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버 사이에선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가 진짜 우파 언론이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왔고, 유튜버 배승희변호사·고성국TV 등은 구독자에게 '조중동 절독'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극우 유튜브 스피커 된 매일신문, 기자들도 “부끄러워”][관련 기사: '계엄 옹호' 아시아투데이, 기자들도 “치우친 논조, 취재 지장”]
조선일보와 중앙·동아의 차이
조선일보는 어떤 면에서 중앙·동아와 차이가 있었던 걸까요. 지난 22일 조선일보는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과도했다고 지적합니다. 조선일보는 <“계엄은 내란” 첫 판결, 후속 재판서 엄격한 법리 판단을> 사설에서 “6시간 만에 끝난 계엄을 과거 12·12나 5·18처럼 유혈 사태를 동반한 사건과 같은 잣대로 심판하는 것이 법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하급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간 부분에 대해 너무 과도한 판결이 아닌지 항소심에서 가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한덕수 구형보다 크게 무거운 23년형… 준엄한 '12·3' 첫 단죄>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내란에 대한 철저한 단죄도 단죄지만, 공직의 무거움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 역시 <'12·3 계엄은 내란'…형량만큼 무거운 판결의 의미> 사설에서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격차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4일부터 2025년 4월22일까지, 조선일보에 게재된 내란사태 관련 사법부·수사기관·민주당 비판 사설은 총 63건으로, 중앙일보·동아일보(각각 9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예컨대 계엄 직후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탄핵'을 언급할 때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문제는 민주당이 안달하지 않아도 결국 법과 순리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직후인 지난해 1월16일자 동아일보·중앙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출석 거부를 1면 톱으로 올렸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인터뷰를 다뤘습니다. 기사 제목은 <“우리 사회에 火가 너무 많다”>입니다. 내란을 일으킨 세력은 따로 있는데, 책임을 한국 사회에 돌리는 듯한 기사였습니다.
▲ 내란 사태 관련 아시아투데이, 매일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의 사설 건수. 정리=윤수현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지난해 3월 <3년간 30회 연쇄 탄핵, 이것은 내란 아닌가> 사설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가 내란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내놨으며 서부지법 폭동이 있었던 지난해 1월 <법원이 법원 난입 사태에 생각해야 할 것> 사설을 내고 폭동의 원인을 재판부로 돌렸습니다. 헌법재판소 흔들기도 눈에 띕니다. 조선일보는 <헌재의 거듭되는 경솔하고 정파적인 행태> 사설에서 헌법재판관 중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는 극우 진영의 음모론을 대변하진 않습니다만, 약간의 뉘앙스는 주는 묘한 논조를 보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에선 '부정선거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한 반면 조선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채용비리 등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러니 부정선거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식입니다. 극우 진영이 온갖 허위정보와 음모론을 동원해 문형배 재판관 등을 흔들 때 조선일보는 음모론을 제기한 건 아니지만 <“내가 제일 왼쪽”… 정치편향 논란에 빠진 헌재> 기사를 통해 재판관들의 성향을 비판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내란죄 입장 모호하고 尹 체포 거부엔 “극단 정치” 양비론][관련 기사: 여당·조선일보·유튜버 합심한 문형배 때리기 총공세]
동아일보로 조선일보를 반박해보겠습니다
주요 국면마다 동아일보로 조선일보 논조를 반박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2월 <헌재의 거듭되는 경솔하고 정파적인 행태> 사설에서 일부 헌법재판관들을 가리켜 “민주당이 파견한 정당원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1월 <“내가 제일 왼쪽”… 정치편향 논란에 빠진 헌재> 기사에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페이스북에서 여러차례 교류'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동아일보는 <與 헌법재판관 공격, 도를 넘었다> 사설을 냅니다. “보수-중도-진보 성향의 재판관이 늘 혼재돼 있었고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고요. 성향이 문제라면 “윤 대통령이 임명했거나 여당이 추천한 재판관도 제척·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진보성향 재판관들의 신상 문제도 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라며 “탄핵심판 보이콧이나 불복까지 염두에 둔 여론전으로 비칠 뿐”이라고 했습니다.
▲ 지난해 1월31일 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서울서부지법 폭동사태 이후 조선일보는 이를 비판하면서도 사설을 통해 본질을 흐리는 듯한 입장을 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이번 난입 사태의 한 배경이 된 것은 아닌지 법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고요. “경찰도 공권력 집행에서 정치적 풍향을 의식하며 일관성 없이 대처하는 행태를 보이면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폭력 시위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경찰의 강경 대응 운운하며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는 것 자체가 법치주의 부정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불허 상황에서도 두 신문의 논조는 충돌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졸속 입법과 공수처·법원이 합작한 총체적 사법 혼란”(1월27일), “꼬여 버린데는 공수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1월23일), “수사권이 없는데도 윤 대통령 수사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1월23일)며 공수처 탓을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같은 시기 사설에서 “수사가 '빈손'으로 끝난 것은 조사 거부로 일관한 윤 대통령 탓이 크다”고 했습니다. “공수처 수사가 엉터리”라는 주장에 관해 “추가 수사 없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고 한 것이지 기존 수사가 잘못됐다거나 윤 대통령을 풀어주라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체포 거부 국면인 지난해 1월엔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공수처 비판을 반복했습니다. 이 시기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대통령을 꼭 물리적 힘으로 끌어내 수사받게 해야 하나”라고 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된 게 공수처 탓일까요?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버티는 동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만신창이가 됐다”고 합니다. 다른 날 사설에선 “수사가 부실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윤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체포·구속영장 발부 뒤에도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근본 원인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죠.
조선일보에 쏟아진 우려
조선일보를 향한 자의적인 비판이라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조엔 조선일보 안팎에서도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2024년 12월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계엄 해제,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 등 위헌적 계엄 사태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전하는 조선일보의 톤이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합니다. 2025년 1월엔 “내용 대부분이 대통령 변호인들의 주장과 동일하고, 상식적으로도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건전한 비판이 아니다. 음모론자들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엔 “승복 문제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헌재 흔들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내란 사태 이후 조선일보 기사 제목.
한 조선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이렇게 지적합니다. “보도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게 1면인데, 현재 조선일보 1면을 보면 어떻게 구성되는지 한눈에 보인다. 다른 신문과 비교해 우리가 어떤 논조로 가는지 누가 봐도 명확하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인터뷰 기사를 비롯해 객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부에서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일보 출신 최보식 기자는 그가 운영하는 '최보식의 언론'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윤 대통령과 나라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조선일보도 상당한 몫이 있다고 나는 본다. 이제 조선일보가 망상에 사로잡혀 계엄선포를 했던 윤 대통령과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작별하려 하자, 아직도 윤통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리는 보수층에서 '기레기' '왜곡보도'라며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호되게 '절독 사태'를 당한 바있다. 그때는 신문 부수가 자고나면 뭉터기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중략) 편집국 간부는 요즘 상황에서 신문 제작과 관련된 고민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신문 절독을 하겠다는 전화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부담스러운데,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이상하게 올라가고 있어요.'”
실제 한 수도권 신문지국장은 미디어오늘에 “12월 탄핵 이후 조선일보 유료 독자는 1만5000명에서 2만 명 정도 빠졌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의 논조가 튀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만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조선일보에서 유독 강하게 표출되는 '반민주당' 정서, 차기 권력은 자신들이 정하려 한다고 해석될 정도의 정치적으로 강한 의도성을 드러낸 오랜 맥락도 함께 살펴야 할 겁니다. 비상계엄 이전 윤석열 정부가 여러 패착을 보여 지지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준석, 한동훈을 차례로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띄우는 듯한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독자위, “조선일보 논리 尹 변호인과 동일, 수긍 어려워”][관련 기사: 넥스트 라이트' 한동훈 띄우던 조선일보 '변심'의 의도는?]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요?
이진관 판사는 판결을 통해 이른바 극우진영의 부정선거 음모론, 서부지법 폭동 옹호 등을 언급하며 “12.3 내란은 이와 같이 잘못된 주장이나 생각을 양산하거나 그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지고 봉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래서 우리 민주주의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대놓고 선동한 일부 언론과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역시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지적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를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힘듭니다.
극우적 색체를 보인 매체보다 논조는 덜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 해악이 덜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 보수언론의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조선일보 사옥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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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1심 재판에서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라고 규정한 이진관 판사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피고인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앞으 릴게임뜻 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내란행위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는 언론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번주 리포트 주제는 '내란과 언론, 그리고 조선일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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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한덕수 징역 23년, 조선일보 “과도한 판결 아닌지 가려야”][관련 기사: 보수신문에 '극우'가 스며들었다][관련 기사: 윤석열 내란 사태 100일, '극우'가 미디어판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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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후 내란 국면에서 아시아투데이, 매일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주요 사설 제목. 정리=윤수현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내란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극우가 분화됐는데요. 이 국면에서 보수언론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뉩니다. 우선 '내란 세력과 선을 긋고 대통령 탄핵을 요구한 언론'입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한 언론'도 있습니다. 매일신문과 아시아투데이입니다. 조선일보는 두 그룹 사이에 있다고 봤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진 않지만 사법부·수사기관·민주당 비판에 집중한 언론'인 것이죠. 이를 '본질 흐리기', '물타기'로도 규정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4일부터 2025년 4월22일까지 신문 사설을 분석한 결과,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의 비상계엄이나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설 건수는 각각 17건·65건에 달했습니다. 아시아투데이는 <법원은 尹 대통령 구속 취소하라> <헌재, 3·1절 국민의 뜻대로 윤 대통령 탄핵 각하하라> 등 사설을 내며 대통령 탄핵·내란 사태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했고요. 매일신문 역시 <윤 대통령이 밝힌 계엄 불가피성, 헌재는 경청하라> 사설에서 “동원된 계엄군 숫자는 소수였고, 계엄군은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계엄이 해프닝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을 옹호했습니다. 반면 조중동에선 이 같은 논조의 사설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 점에선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내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버 사이에선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가 진짜 우파 언론이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왔고, 유튜버 배승희변호사·고성국TV 등은 구독자에게 '조중동 절독'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극우 유튜브 스피커 된 매일신문, 기자들도 “부끄러워”][관련 기사: '계엄 옹호' 아시아투데이, 기자들도 “치우친 논조, 취재 지장”]
조선일보와 중앙·동아의 차이
조선일보는 어떤 면에서 중앙·동아와 차이가 있었던 걸까요. 지난 22일 조선일보는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과도했다고 지적합니다. 조선일보는 <“계엄은 내란” 첫 판결, 후속 재판서 엄격한 법리 판단을> 사설에서 “6시간 만에 끝난 계엄을 과거 12·12나 5·18처럼 유혈 사태를 동반한 사건과 같은 잣대로 심판하는 것이 법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하급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간 부분에 대해 너무 과도한 판결이 아닌지 항소심에서 가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한덕수 구형보다 크게 무거운 23년형… 준엄한 '12·3' 첫 단죄>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내란에 대한 철저한 단죄도 단죄지만, 공직의 무거움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 역시 <'12·3 계엄은 내란'…형량만큼 무거운 판결의 의미> 사설에서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격차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2월4일부터 2025년 4월22일까지, 조선일보에 게재된 내란사태 관련 사법부·수사기관·민주당 비판 사설은 총 63건으로, 중앙일보·동아일보(각각 9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예컨대 계엄 직후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탄핵'을 언급할 때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문제는 민주당이 안달하지 않아도 결국 법과 순리대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직후인 지난해 1월16일자 동아일보·중앙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출석 거부를 1면 톱으로 올렸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인터뷰를 다뤘습니다. 기사 제목은 <“우리 사회에 火가 너무 많다”>입니다. 내란을 일으킨 세력은 따로 있는데, 책임을 한국 사회에 돌리는 듯한 기사였습니다.
▲ 내란 사태 관련 아시아투데이, 매일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의 사설 건수. 정리=윤수현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지난해 3월 <3년간 30회 연쇄 탄핵, 이것은 내란 아닌가> 사설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가 내란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내놨으며 서부지법 폭동이 있었던 지난해 1월 <법원이 법원 난입 사태에 생각해야 할 것> 사설을 내고 폭동의 원인을 재판부로 돌렸습니다. 헌법재판소 흔들기도 눈에 띕니다. 조선일보는 <헌재의 거듭되는 경솔하고 정파적인 행태> 사설에서 헌법재판관 중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는 극우 진영의 음모론을 대변하진 않습니다만, 약간의 뉘앙스는 주는 묘한 논조를 보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매일신문·아시아투데이에선 '부정선거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한 반면 조선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채용비리 등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러니 부정선거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식입니다. 극우 진영이 온갖 허위정보와 음모론을 동원해 문형배 재판관 등을 흔들 때 조선일보는 음모론을 제기한 건 아니지만 <“내가 제일 왼쪽”… 정치편향 논란에 빠진 헌재> 기사를 통해 재판관들의 성향을 비판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내란죄 입장 모호하고 尹 체포 거부엔 “극단 정치” 양비론][관련 기사: 여당·조선일보·유튜버 합심한 문형배 때리기 총공세]
동아일보로 조선일보를 반박해보겠습니다
주요 국면마다 동아일보로 조선일보 논조를 반박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2월 <헌재의 거듭되는 경솔하고 정파적인 행태> 사설에서 일부 헌법재판관들을 가리켜 “민주당이 파견한 정당원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1월 <“내가 제일 왼쪽”… 정치편향 논란에 빠진 헌재> 기사에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페이스북에서 여러차례 교류'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동아일보는 <與 헌법재판관 공격, 도를 넘었다> 사설을 냅니다. “보수-중도-진보 성향의 재판관이 늘 혼재돼 있었고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고요. 성향이 문제라면 “윤 대통령이 임명했거나 여당이 추천한 재판관도 제척·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진보성향 재판관들의 신상 문제도 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라며 “탄핵심판 보이콧이나 불복까지 염두에 둔 여론전으로 비칠 뿐”이라고 했습니다.
▲ 지난해 1월31일 조선일보 보도 갈무리.
서울서부지법 폭동사태 이후 조선일보는 이를 비판하면서도 사설을 통해 본질을 흐리는 듯한 입장을 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이번 난입 사태의 한 배경이 된 것은 아닌지 법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고요. “경찰도 공권력 집행에서 정치적 풍향을 의식하며 일관성 없이 대처하는 행태를 보이면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폭력 시위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경찰의 강경 대응 운운하며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는 것 자체가 법치주의 부정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불허 상황에서도 두 신문의 논조는 충돌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졸속 입법과 공수처·법원이 합작한 총체적 사법 혼란”(1월27일), “꼬여 버린데는 공수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1월23일), “수사권이 없는데도 윤 대통령 수사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1월23일)며 공수처 탓을 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같은 시기 사설에서 “수사가 '빈손'으로 끝난 것은 조사 거부로 일관한 윤 대통령 탓이 크다”고 했습니다. “공수처 수사가 엉터리”라는 주장에 관해 “추가 수사 없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고 한 것이지 기존 수사가 잘못됐다거나 윤 대통령을 풀어주라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체포 거부 국면인 지난해 1월엔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공수처 비판을 반복했습니다. 이 시기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대통령을 꼭 물리적 힘으로 끌어내 수사받게 해야 하나”라고 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된 게 공수처 탓일까요?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버티는 동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만신창이가 됐다”고 합니다. 다른 날 사설에선 “수사가 부실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윤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고 체포·구속영장 발부 뒤에도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근본 원인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죠.
조선일보에 쏟아진 우려
조선일보를 향한 자의적인 비판이라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조엔 조선일보 안팎에서도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2024년 12월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계엄 해제,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 등 위헌적 계엄 사태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전하는 조선일보의 톤이 지나치게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합니다. 2025년 1월엔 “내용 대부분이 대통령 변호인들의 주장과 동일하고, 상식적으로도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건전한 비판이 아니다. 음모론자들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엔 “승복 문제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나친 헌재 흔들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내란 사태 이후 조선일보 기사 제목.
한 조선일보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이렇게 지적합니다. “보도의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게 1면인데, 현재 조선일보 1면을 보면 어떻게 구성되는지 한눈에 보인다. 다른 신문과 비교해 우리가 어떤 논조로 가는지 누가 봐도 명확하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인터뷰 기사를 비롯해 객관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부에서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일보 출신 최보식 기자는 그가 운영하는 '최보식의 언론'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윤 대통령과 나라의 실패에 대한 책임은 조선일보도 상당한 몫이 있다고 나는 본다. 이제 조선일보가 망상에 사로잡혀 계엄선포를 했던 윤 대통령과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작별하려 하자, 아직도 윤통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리는 보수층에서 '기레기' '왜곡보도'라며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호되게 '절독 사태'를 당한 바있다. 그때는 신문 부수가 자고나면 뭉터기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중략) 편집국 간부는 요즘 상황에서 신문 제작과 관련된 고민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신문 절독을 하겠다는 전화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부담스러운데,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이상하게 올라가고 있어요.'”
실제 한 수도권 신문지국장은 미디어오늘에 “12월 탄핵 이후 조선일보 유료 독자는 1만5000명에서 2만 명 정도 빠졌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조선일보의 논조가 튀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만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조선일보에서 유독 강하게 표출되는 '반민주당' 정서, 차기 권력은 자신들이 정하려 한다고 해석될 정도의 정치적으로 강한 의도성을 드러낸 오랜 맥락도 함께 살펴야 할 겁니다. 비상계엄 이전 윤석열 정부가 여러 패착을 보여 지지율이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준석, 한동훈을 차례로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띄우는 듯한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조선일보 독자위, “조선일보 논리 尹 변호인과 동일, 수긍 어려워”][관련 기사: 넥스트 라이트' 한동훈 띄우던 조선일보 '변심'의 의도는?]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까요?
이진관 판사는 판결을 통해 이른바 극우진영의 부정선거 음모론, 서부지법 폭동 옹호 등을 언급하며 “12.3 내란은 이와 같이 잘못된 주장이나 생각을 양산하거나 그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 행위들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처와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지고 봉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래서 우리 민주주의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대놓고 선동한 일부 언론과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역시 독자권익보호위원회 지적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를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힘듭니다.
극우적 색체를 보인 매체보다 논조는 덜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그 해악이 덜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 보수언론의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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